
구글이 한국에 첫 해외 인공지능(AI) 캠퍼스를 열기로 하면서 국내 AI 생태계와의 협력을 확대한다. 그러나 국내 일부 지역의 구글 날씨 서비스에서 동해가 '일본해(동해)'로 표기된 사실이 다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까지 일부 동해안 지역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가 포착돼 논란이 됐었는데, 최근 누리꾼들의 제보에 따르면 창원, 창녕 등 경남 지역까지 '일본해' 우선 표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에는 구글 날씨 알림 서비스에 '일본해(동해)'라고 적힌 화면이 담겼다.

서 교수는 이 같은 표기가 구글의 자체 관례와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가별로 이견이 있는 명칭은 사용자가 접속한 국가의 표기법을 따르도록 한 구글의 관례가 있는데, 국내 이용자에게 '일본해'를 앞세워 보여주는 것은 이 원칙과 배치된다는 취지다. 서 교수는 동해의 경우 한국에서 구글 지도를 사용할 때는 '동해'로, 일본에서 접속할 때는 '일본해'로 표기되는 방식을 예로 들었다.
이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국내 일부 지역의 구글 날씨 서비스에서 '일본해'가 '동해'보다 앞에 표기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에도 서 교수는 "휴가철을 맞아 동해안으로 휴가를 갔던 많은 누리꾼이 제보해줘서 알게 됐다"며 "구글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해당 국가의 기본적인 정서는 제대로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한국에서 인공지능 협력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안에 서울 강남구에 약 1980㎡(약 600평) 규모의 AI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본사가 있는 영국을 제외하고 해외에 AI 캠퍼스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캠퍼스는 서울 강남구의 기존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건물을 고쳐 조성된다. 구글은 기존 스타트업 지원 공간을 AI 협력 거점으로 재편해 국내 대학·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 스타트업 기술 실증, 사업화 모색, 교류 행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AI 업계에서는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과 국내 연구자·스타트업이 직접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은 반도체, 통신망, 제조업 기반을 갖춘 시장으로 꼽힌다. 구글 입장에서는 연구 협력과 산업 적용을 함께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정부와 업계가 이번 캠퍼스를 AI 협력 플랫폼으로 보는 이유다. 다만 구글이 한국을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삼은 만큼 기본 서비스의 현지화 수준도 함께 검증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캠퍼스 설립과 날씨 표기 논란은 성격이 다른 사안이다. AI 캠퍼스는 연구 협력과 산업 생태계 확대에 관한 문제이고, 날씨 표기는 구글의 기존 서비스가 한국 이용자에게 어떻게 표시되는지에 관한 문제다. 다만 두 사안이 같은 시점에 함께 거론되는 것은 구글이 한국에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만큼 기본 서비스의 현지화 수준도 더 엄격한 평가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도·검색·날씨 같은 서비스는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정보의 기준이 된다. 동해 표기 논란은 단순한 화면 표기 문제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의 데이터 기준과 한국 이용자의 역사·지리 인식이 충돌한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구글의 AI 캠퍼스 유치가 국내 AI 생태계에는 기회로 평가되는 한편, 지역 명칭과 역사적 쟁점에 대한 표기 기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