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20년 정체 원인은 '공공기준 부재'⋯보상-상생 분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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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8MW급 해상풍력 발전기(DS205-8MW) 전경. (두산에너빌리티)
해상풍력 확대의 최대 걸림돌로 ‘공공기준 부재’가 지목됐다. 사업 입지와 어업 피해 산정, 보상 체계 등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개되고 일관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사업 지연과 지역 갈등이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수산업과 해상풍력의 상생·공존의 길’ 토론회에서는 해상풍력 확대를 위해서는 사업 속도보다 먼저 명확한 공공기준 체계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한국 해상풍력이 지난 20년간 잠재력에 비해 더디게 성장한 배경으로 ‘기준 없는 개발 구조’를 꼽았다. 사업마다 개별 협상 방식이 반복되면서 어민 반발과 지역 갈등이 누적됐고 사업 예측 가능성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공공기준 부재’란 해상풍력 사업을 어디에 어떻게 추진하고, 어민 피해를 어떻게 판단·보상할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확하고 통일된 기준이 없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사업자·지자체·어민 간 개별 협상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지역마다 기준이 달라지고, 보상 규모나 협의 절차도 제각각이어서 갈등이 반복됐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지난 20년간 한국 해상풍력이 잠재력보다 보급이 더디게 진행된 가장 큰 이유는 공개되고 일관되게 적용되는 공공기준이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협의 단계를 늘리는 방식보다 명확한 공공기준을 세우는 것이 사업 예측 가능성과 현장 신뢰를 함께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류종성 서경대학교 교수는 “공간 기준 마련이 사업 추진에 선행돼야 진정한 공존이 가능하다”며 “권리 보호를 위한 보상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상생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상과 상생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직접 피해를 당한 어업인에 대한 보상은 객관적 기준에 따라 지급하고, 지역 지원이나 상생 사업은 미래 어업과 지역 발전을 위한 공동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지금까지 사업이 ‘선(先) 추진 후(後) 조정’ 방식으로 진행돼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욱철 바다숲 대표는 “공간 기준보다 사업이 먼저 추진되는 구조가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며 “사후 보상이나 개별 협상 방식이 반복되면서 지역 간 불신이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순서”라고 덧붙였다.

어업인들은 생계 대책과 장기 지원 체계 마련도 요구했다. 김영복 전국어민회총연맹 해상풍력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단순한 이익공유를 넘어 장기 생계대책과 직업 전환 지원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시행된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정부 주도의 입지 발굴과 인허가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홍원 해양수산부 해양공간정책과장은 “특별법 시행으로 정부 주도의 입지 발굴과 인허가 체계가 마련됐다”며 “기존 사업과 병행되는 과도기 상황에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김용민, 김원이, 박지혜, 서왕진, 염태영 국회의원과 에너지전환포럼, 전국어민회총연맹,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이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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