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해 회사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조기 안착시키고, 연구개발(R&D)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강화한단 구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달 초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혁신성장부문’을 신설했다. 핵심 과제인 비만치료제의 본격적인 상업화를 앞두고 이를 지원할 마케팅센터와 평택제조센터, 의약혁신센터, 해외영업팀을 통합 배치했다. 올해 4월 중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을 위해 전사적 공식 협의체를 발족한지 약 보름만이다.
한미약품은 개발 중인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내년 중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돼 일반 허가 절차보다 심사 기간이 단축된다. 하반기 허가를 획득할 경우 이듬해 출시까지 숨 가쁜 레이스가 예정돼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비만 치료의 새 장을 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바이오신약이다. 주 1회 주사로 투약한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임상 3상 40주차 중간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비만 성인 448명을 대상으로 최대 30%, 평균 9.75%의 체중감소율을 확인했다.
관건은 출시 이후 시장 침투력이다. 앞서 출시된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치료제들은 이미 국내에서 연간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후발주자로 등장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 이상의 장점이 필요하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위고비’, ‘마운자로’ 등과 달리 한국인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정성을 확인했단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는 경쟁 약물보다 적게 나타났으며, 초고도비만이 아닌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여성에게 타 시험 대상자 대비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생산은 평택바이오플랜트가 맡아 공급 부족이나 품절 등 수입 치료제의 한계도 해결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디지털치료제(DTx)를 융합시킨단 전략도 내놨다. 약물과 디지털 의료기기를 병행해 근력·운동 수행능력 향상, 체중 감소 보조, 생활습관 개선 등 통합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한미약품은 SGLT-2 저해제 및 메트포르민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병용 3상 임상을 통해 당뇨병치료제로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비만·심혈관·신장질환까지 포괄하는 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도 노리고 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다. 마운자로는 올해 1분기에만 87억달러(약 12조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항암제 ‘키트루다’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으로 떠올랐다. 같은 기간 위고비는 주사제 기준 182억3500만 크로네(약 4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