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막히고 기업대출은 좁고⋯인터넷은행 성장판 제약 [진퇴양난 인터넷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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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3사,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기업금융 전환 불가피

대면 규제·기업 여신 인프라 부족⋯구조적 성장 한계

“생산적금융 확대 위해 대면 영업 허용 등 유연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 속에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성장 전략 재편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 개인신용대출 중심 성장모델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기업·소상공인 금융으로 외연 확장이 불가피해졌지만, 제도적 한계와 인프라 부족으로 성장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뱅 3사는 지난해 실적에서 모두 가계금융 중심 구조를 넘어 개인사업자·기업·보증부 대출 등으로 성장축 다변화에 속도를 냈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총량 규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로 기존 가계대출 중심 성장에 구조적 한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480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기업대출 확대를 기반으로 당기순이익 1126억원, 여신 잔액을 18조3800억원까지 늘렸다. 토스뱅크도 당기순이익 968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보증부 대출 비중을 38%까지 확대하며 소상공인 금융 강화에 나섰다.

문제는 인뱅의 기업금융 확대가 여전히 ‘반쪽짜리’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인뱅은 대면 영업 제한과 기업여신 심사 인프라 부족, 공공데이터 활용 제약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최근 지방은행이나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보증서 대출을 늘리고 있으나, 이는 정책금융 연계형 확장에 불과해 시중은행과 같은 본격적인 기업 포트폴리오 구축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인뱅의 디지털 역량을 생산적 금융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규제의 유연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와 가명정보 활용 절차 간소화는 물론, 기업여신 과정에서 필요한 상담과 사후관리를 위해 일부 대면 영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인뱅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이후 기업·소호금융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개인금융에서 축적한 데이터 심사 역량을 기업금융으로 전이시키려면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와 함께 현행 제도의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가계와 기업대출 비중을 5대5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라며 “기업대출의 특성상 필요한 고객 상담 등 특정 영역에서 유연한 운영이 허용된다면 중소기업(SME) 금융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TF를 구성해 인뱅 발전 방안과 재도 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뱅은 이미 개인금융 혁신을 증명했다”며 “가계대출은 막히고 기업대출은 좁은 현재의 병목 구조를 풀어줘야 인뱅의 성장판이 다시 열릴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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