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도 챙기는 상장 PE…동전주 탈출 노리는 큐캐피탈

기사 듣기
00:00 / 00:00

감자·주식병합으로 액면가 높인 큐캐피탈
당기순이익 40% 주주환원 계획도 공시
앞서 자사주 소각 계획 발표한 스틱인베

▲여의도 증권가

최근 국내 상장 사모펀드 운용사(PE)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큐캐피탈은 '동전주' 꼬리표를 떼기 위해 자본 구조 개선에 나섰고,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자사주 소각 및 보상 체계 개편을 구체화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캐피탈은 이달 4일 감자를 완료하며 자본금을 줄이고 액면가를 높이는 작업을 마쳤다.

앞서 큐캐피탈은 올 3월 공시를 통해 보통주 액면가를 500원에서 200원으로 낮추는 무상감자 소식을 밝혔다. 무상감자 소식과 함께 12.5대 1 비율의 주식병합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감자와 병합을 모두 마친 후 액면가는 2500원으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총 발행주식 수는 기존 1억7825만주에서 1426만주로 감소하고, 자본금은 891억원에서 356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큐캐피탈은 감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자차익을 활용해 배당가능이익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통상 무상감자와 주식병합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큐캐피탈은 이를 주주환원 정책과 연결하며 시장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실제 큐캐피탈은 지난달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향후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배당 또는 소각 목적의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서도 비교적 높은 수준의 환원 정책이다.

성과급 보상 체계도 대폭 손질했다. 임원들이 성과급 실수령액의 10% 이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를 최소 3년간 의무 보유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경영진과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겠다는 취지다. 단기 성과 중심의 보상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저가주 관리 강화를 예고한 상황에서 단순히 주당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감자차익을 활용해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주주환원 여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큐캐피탈과 함께 증시에 상장된 PE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역시 주주 친화 정책에 박차를 가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중인 자사주를 핵심 경영진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지급해 인재 유출을 막고 장기 성과를 유도하기로 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RSU 지급분 외의 나머지 자사주는 모두 소각하겠다고 공표한 점이다. 자사주가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실질적인 주당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단호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상장 PE들이 잇따라 밸류업 계획을 내놓는 이유는 PE도 결국 상장사로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에서는 펀드레이징이나 대외 신뢰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투자 수익률만이 절대적인 지표였다면, 이제는 상장사로서 주주들과 어떻게 수익을 나눌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다만, 이러한 계획이 실제 주가 상승과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PE의 특성상 투자 회수 성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의 40%를 환원하겠다는 약속은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 구조를 개선하고 보상 체계를 주주와 연동시키는 시도는 국내 자본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받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큐캐피탈과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행보는 국내 상장 PE 업계가 단순한 투자 기구를 넘어 선진화된 거버넌스를 갖춘 상장사로 거듭나려는 과도기에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부의 강경책에 따른 비자발적 변화로 시작되었을지라도, 결과적으로는 주주 환원과 책임 경영이라는 밸류업의 본질에 다가서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