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극 LNG 환적 확대…서방 제재 속 아시아 수출 강화
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가 발간한 ‘북방물류리포트 330호’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러시아 북극해 권역 항만 화물 처리량은 2420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증가했다. LNG와 원자재 관련 화물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같은 기간 극동 권역 물동량도 6020만 톤으로 10.6% 늘었다.
러시아는 북극항로 기반 LNG 수출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르만스크 해역과 콜라반도 우라만 일대에서는 쇄빙 LNG 운반선과 일반 LNG 운반선 간 환적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암(Saam) 부유식 저장설비(FSU)를 중심으로 Arctic LNG 2 프로젝트 물량 환적이 지속되고 있다. Arctic LNG 2 프로젝트는 러시아 북극권 기단 반도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LNG 개발 사업으로 북극항로를 활용한 아시아 수출 확대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최근 러시아 북극 관광지인 테리베르카 인근 해역이 LNG 유조선 집결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rc7급 쇄빙 LNG 운반선들이 우라만과 리바치 반도 일대를 오가며 LNG 적재 및 환적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일부 선박은 중국향 수출 물량 운송에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선사들의 북극항로 진출도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5년 북극항로에서 약 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2.6배 증가했다. 중국 선사 뉴뉴쉬핑(NewNew Shipping)은 2026년 항해 시즌 동안 중국과 러시아 아르한겔스크를 연결하는 북극항로 운항을 최대 12회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계 컨테이너선 ‘이스탄불 브리지’호는 중국 닝보에서 영국 펠릭스토우까지 북극항로를 통해 20일 만에 항해를 마쳤다. 이는 수에즈운하나 희망봉 경유 대비 최대 절반 수준으로 운송 기간을 줄인 사례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극항로를 단순 에너지 수송로를 넘어 유럽·아시아를 잇는 전략 물류 축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과 중국 선사 간 협력 논의도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 측은 4400TEU급 Arc7 쇄빙 컨테이너선 5척 건조 계획도 추진 중이다.
다만 서방의 제재 압박은 변수다. EU는 최근 제20차 대러 제재안을 통해 러시아 LNG 운반선과 쇄빙선 유지보수 서비스 제한을 강화했다. 특히 북극 LNG 프로젝트와 관련된 서비스 제공 제한이 포함되면서 북극항로 기반 에너지 수출 역량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제재 속에서도 북극항로와 무르만스크 환적 체계를 활용해 중국과 아시아 시장 중심의 LNG 수출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중국 선사들의 북극항로 진출 확대가 맞물리면서 향후 북극항로를 둘러싼 글로벌 물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