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의 개헌 추진 무산…민주 "지탄" VS 국힘 "독재개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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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필버 예고에 개헌안 재상정 철회
민주 "지탄 받을 것"…국힘 "독재개헌 심판할 것"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 표결과 50개 법안 처리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안건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본회의에서 개헌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예고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6당이 6·3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추진했던 헌법 개정이 8일 무산됐다. 이에 따라 39년 된 헌법을 바꾸려는 시도는 다시 무위로 돌아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가 개의된 직후 모두발언 이후 개헌안 재상정 방침을 철회하고 산회를 선포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상황에서 더는 의사 진행이 소용없다고 판단했다"며 "헌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6월 3일 국민투표 개헌안은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선언했다.

그는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본회의를 열었지만 결국 필리버스터로 응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개헌은 불법계엄을 다시는 꿈도 꾸지 못하게 하고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담자는 내용"이라며 "국민의힘은 어제는 표결 불참으로, 오늘은 필리버스터로 개헌을 막았다"고 꾸짖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불법 비상계엄을 반성한다고 해놓고 결국 개헌을 거부했다"며 "이렇게 해서 20년, 30년 뒤 또다시 불법계엄과 내란이 벌어진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도 개헌안 표결을 시도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에 따라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 이에 우 의장과 민주당은 이날 재상정 방침을 밝혔으나 국민의힘은 개헌안을 상정할 경우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고 대응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번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 내에 다시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2009년 헌법재판소 결정문 가운데 '1차 투표가 종료돼 의결 정족수가 미달됐음이 확인된 이상 국회의 의사는 부결로 확정된 것'이라는 게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헌안은 지방선거일에 맞춰 개헌안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우 의장의 제안에 따라 추진됐다. '권력구조' 등 이견이 첨예한 쟁점을 제외하고, 계엄 요건 강화 등 합의가 가능한 내용부터 '단계적 개헌'을 하자는 구상이었다.

이에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여야 원내 6당과 무소속 6명은 우 의장과 함께 지난달 3일 187명 의원 명의로 개헌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개헌안 내용에는 공감하면서도 '선거용 정략'이라며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전했다.

현행 헌법은 39년 전인 1987년 만들어졌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시대 변화에 맞춰 개헌 논의를 계속해왔으나 정치·정파적 이슈 등과 맞물리면서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번 개헌 시도 역시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개헌안이 상정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끝내 헌법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을 필리버스터까지 동원해 막은 것은 국민에게 큰 지탄을 받고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시대에 맞는 개헌을 국민의힘이 선거에 정략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걷고 있는 길이 독재의 길이고 내란의 길"이라며 "역사는 독재를 하고자 하는 일방적인 개헌 추진을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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