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4000원에 영화 본다…'6000원 쿠폰'으로 민심 잡을까

기사 듣기
00:00 / 00:00

▲서울의 한 영화관에 영화관람료 할인 관련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침체된 국내 영화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대규모 할인권 배포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13일부터 1인당 6000원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영화 관람권 225만장을 선착순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관객수 감소와 매출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극장가를 살리기 위한 긴급 처방전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된 콘텐츠 소비 지형에서 가격 할인만으로 관객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값 영화'로 민심 잡기…추경 450만 장 중 절반 우선 풀린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이번 사업은 2026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된 '국민 영화 관람 활성화 지원'의 일환이다. 총 450만 장의 할인권 중 상반기 물량인 225만 장이 먼저 배포되며 나머지 절반은 7월에 투입될 예정이다.

관객들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등 주요 멀티플렉스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1인당 2매의 쿠폰을 자동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특히 '문화가 있는 날'이나 경로·장애인 우대 등 기존 혜택과 중복 적용이 가능해, 조건에 따라 최저 4000원 수준에서 영화 관람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고물가 시대에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극장 관객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비싼 티켓값'이 전부는 아니다…OTT로 옮겨간 주도권

▲국내외 주요 OTT 로고. (연합뉴스)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매출과 관객수는 전년 대비 동반 하락하며 산업 전체가 침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콘텐츠 전문가들은 관객들이 극장을 외면하는 이유가 단순히 '비싼 가격'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팬데믹 이후 OTT 플랫폼이 영화 소비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영화는 더 이상 '극장 중심의 외출형 여가'가 아닌 '집 안에서 즐기는 콘텐츠'로 성격이 변했다는 지적이다. 극장 개봉 후 짧은 기간 내에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오는 '홀드백(Hold-back)' 기간의 단축 역시 관객들이 서둘러 극장을 찾을 동기를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짝 특수' 우려…"극장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이 관건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영화를 예약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할인권 배포가 단기적인 관객 동원에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나 장기적인 산업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강력한 흥행작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할인 혜택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할인 정책과 병행하여 극장만이 선사할 수 있는 압도적인 시각·청각적 경험, 즉 특수관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화의 극장 상영 기간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지원책이 한국 영화 산업이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추가적인 정책 지원을 약속했지만 관객을 다시 불러모으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은 여전히 극장과 배급사의 몫으로 남아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