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장’인데 내 주식은 왜…코스피 10종목 중 7개는 안 올랐다[7000피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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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7500 터치 '역대급 불장'
상승 285개 30.1% vs 하락·보합 663개 69.9%
3거래일간 코스피 13.51%↑⋯95.4% 지수 상승률 밑돌아
삼전·하이닉스 시총 비중 45.1%…반도체 쏠림 심화

코스피가 7500선에 근접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정작 오른 종목은 10개 중 3개에 그쳤다. 이달 3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13.51% 급등했지만, 코스피의 하락 종목(605개)이 상승 종목(285개)보다 2.1배 많았다. 보합 종목(58개)까지 포함하면 오르지 못한 종목은 663개로, 상승 종목의 2.3배에 달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5.49포인트(1.43%) 오른 7490.0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14.51포인트(1.55%) 오른 7499.07로 출발해 장중 한때 7531.8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 7500선을 돌파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한 끝에 749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 체감 괴리는 수익률에서도 확인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3.51%를 웃돈 종목은 44개, 전체의 4.6%뿐이었다. 반대로 904개, 95.4%는 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단순히 하락·보합 종목이 많았던 데 그치지 않고, 오른 종목 상당수도 지수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평균과 중앙값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3거래일간 코스피 개별 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0.49%였다. 지수는 두 자릿수 급등했지만, 종목을 하나씩 놓고 보면 평균적으로는 오히려 손실이 난 셈이다. 중앙값은 -1.62%로 더 낮았다. 수익률 순서대로 종목을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종목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수 상승은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끌어올렸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총은 각각 1587조2646억원, 1178조80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6138조2565억 원의 25.9%, 19.2%에 해당한다. 두 종목만 합쳐 전체 시총의 45.1%를 차지한 셈이다. 시총 절반에 가까운 반도체 투톱이 강하게 오르면서 지수는 뛰었지만, 상당수 종목은 소외됐다.

7000피 랠리는 시장 전체가 고르게 오른 장세라기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부 대형주와 테마주에 매수세가 집중된 양극화 장세에 가까웠다. 불장은 불장이지만, 체감 수익률은 어떤 종목을 들고 있었는지에 따라 크게 갈렸다.

▲(사진=AI 생성) (chatgpt)

변동성 지수도 7000피 랠리의 불안한 단면을 보여준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미국·이란 전쟁 직후였던 3월 4일 80선까지 치솟은 뒤 한동안 진정세를 보였다. 지난달 17일에는 48.51까지 내려왔지만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이달 4일 55.87, 6일 60.07, 7일 61.05로 상승했다. 전쟁 공포가 한풀 꺾인 뒤에도 변동성이 다시 6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수 급등 속 대형주 쏠림과 특정 테마 과열, 유동성 집중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수급도 개인에 집중됐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조9914억원(오후 3시35분 기준)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떠받쳤다. 기관도 1조984억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은 7조154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장중 7500선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다시 썼지만, 외국인은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섰고 개인이 이를 받아내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목표치를 9000포인트로 상향한다”며 “빠른 이익 추정치 상향과 특정 종목 쏠림, 포모(FOMO·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 심리)에 대한 부담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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