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 등장…뜻·증상·백신·치사율 총정리 [이슈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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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픈AI 챗GPT 편집 이미지)


세계가 또 한 번 낯선 이름을 마주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감염병 뉴스에 민감해진 이들에게 떨어진 이번 이름은 ‘한타바이러스’인데요 대서양을 항해하던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승객과 승무원 가운데 감염자가 잇따라 나오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며 알려졌죠.

대서양 크루즈선에서 등장한 한타바이러스

7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선박과 관련된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현재까지 8건으로 파악됐는데요. 이 가운데 3명이 사망했습니다. 환자 일부는 카보베르데에서 하선해 유럽 전문 병원으로 이송됐고, 선박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를 향해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죠. 사건의 무대가 크루즈선이었다는 점도 불안을 키웠는데요.

약 150명이 탄 선박, 오랜 항해, 객실과 식당을 공유하는 밀폐된 생활공간, 여러 국가의 승객이 얽힌 국제 이동 경로 등 불안 요소들을 한꺼번에 떠올릴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사건을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상황과는 분명히 구분했습니다. 사람 간 전파가 문제 되는 경우라 해도 객실을 함께 쓰거나 의료 돌봄을 제공하는 수준의 매우 밀접한 접촉을 뜻한다고 말이죠.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와는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에 5일(현지시간) 구조정이 접근하고 있다. 카보베르데/AFP연합뉴스


‘등장’이 아니라 ‘재등장’…이름은 한국의 한탄강에서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보니 한타바이러스가 어느 날 새로 등장한 신종 바이러스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요. 그러나 정확히는 ‘등장’이 아니라 ‘재조명’에 가깝습니다.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의 출발점은 바로 한국이거든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신증후군출혈열, 과거 명칭으로 유행성출혈열이 1951년부터 1953년까지 한국전쟁 당시 주한미군에서 약 3200명의 출혈 경향을 보이는 발열 환자를 연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당시 환자들은 고열과 출혈, 신부전 증상을 보였지만 원인은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았죠.

결정적인 전환점은 1976년이었는데요. 등줄쥐 폐조직에서 원인 바이러스가 처음 분리·확인됐고 이 바이러스는 발견 장소인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 영어로 ‘Hantaan virus’라고 명명됐습니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이호왕 박사가 1976년 들쥐에서 유행성출혈열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를 발견했고 1980년에는 서울바이러스를 새로 발견·분리했는데요. 이후 한탄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들이 하나의 바이러스군으로 묶이면서 오늘날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널리 쓰이게 됐습니다.


(출처=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캡처)


설치류가 품은 바이러스군

한타바이러스는 단일한 하나의 바이러스를 가리키는 말이 아닌데요. WHO는 한타바이러스를 설치류가 보유하는 바이러스군으로 설명합니다. 감염된 쥐의 소변, 분변, 침에 사람이 노출될 때 감염될 수 있고 사람에게서는 심각한 질환과 사망까지 일으킬 수 있는데요.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한타바이러스가 주로 쥐와 생쥐 같은 설치류를 통해 전파, 이들의 소변·분변·침에 노출될 때 감염된다고 안내하죠.

지역에 따라 병의 얼굴도 달라집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주로 신장과 혈관을 침범하는 신증후군출혈열(HFRS)이 문제가 되는데요. 한국에서 익숙한 유행성출혈열이 바로 이 범주에 들어가죠. 반면 미주 지역에서는 폐와 심혈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 또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으로 불리는 HCPS·HPS가 대표적인데요. WHO는 아시아·유럽의 한타바이러스가 신증후군출혈열을, 미주 지역의 한타바이러스가 심폐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고 구분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감염 경로의 핵심은 ‘쥐’와 ‘먼지’

이처럼 한타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비교적 분명하죠. 감염된 설치류가 소변, 분변, 침을 통해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이것이 마르면서 먼지와 함께 공기 중에 떠오르게 되는데요. 사람이 그 먼지를 들이마시거나, 오염된 물체를 만진 뒤 눈·코·입을 만지거나, 상처 난 피부가 오염물과 접촉할 때 감염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도 신증후군출혈열이 등줄쥐·집쥐 등 설치류의 소변·분변·타액이 건조되며 생긴 먼지를 들이마실 때 감염된다고 안내하죠.

그렇기에 일상적인 활동이 의외로 위험합니다. 오래 닫아둔 창고를 청소할 때, 농촌의 헛간이나 야외 작업장에 쌓인 먼지를 쓸어낼 때, 쥐가 드나든 흔적이 있는 공간을 마른 빗자루나 청소기로 정리할 때처럼요. WHO도 설치류가 있는 밀폐·환기 불량 공간 청소, 농업, 임업, 설치류가 있는 거처에서의 숙박 등이 노출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하죠. 예방수칙에서 “쥐 배설물을 마른 상태로 쓸거나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지 말라”는 말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바이러스를 없애는 청소가 아니라, 바이러스를 공기 중에 퍼뜨리는 행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청은 신증후군출혈열을 국내에서 주로 늦가을에 유행하는 풍토 발열 질환으로 보는데요. 2000년대 들어 매년 약 400~500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했고 2024년에는 373명이 신고됐습니다. 지역별로는 전남, 충남, 전북, 경남, 경기 순으로 발생이 많았죠.


▲2024 신증후군출혈열 지역별 발생분포 (출처=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캡처)


처음엔 감기처럼, 악화되면 전혀 다르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의 무서운 점은 초기에 다른 감염병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는데요.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복통, 구토 같은 증상은 독감이나 코로나19, 다른 바이러스 감염과 겹치죠. 한타바이러스 증상은 보통 노출 후 1주에서 8주 사이 시작될 수 있고, 초기에는 발열·두통·근육통·복통·구역·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한국에서 주로 문제 되는 신증후군출혈열은 이름 그대로 신장과 혈관 손상이 중심입니다. 질병관리청은 한타바이러스에 의한 신증후군출혈열의 특징으로 고열, 출혈 경향, 요통, 신부전을 언급했는데요. 전형적인 임상 경과는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 이뇨기, 회복기의 5단계로 나뒵니다. 초반에는 독감처럼 시작되지만 이후 혈압이 떨어지고, 소변량이 줄며, 급성 신부전과 출혈 위험이 커질 수 있는데요. 특히 저혈압기와 핍뇨기에 중증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죠.

반면 미주형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폐와 심장을 노립니다. CDC는 HPS가 폐를 침범하는 중증 질환이며 초기에는 피로·발열·근육통이 나타나고 이후 기침과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고 안내하는데요. 일부 환자는 폐에 체액이 차면서 가슴이 조이는 듯한 증상을 느낄 수 있죠. HPS가 의심될 경우 진단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즉각적인 응급 치료와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사율 최대 50%?

WHO는 한타바이러스 감염의 치명률이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1% 미만에서 15% 수준, 미주에서는 최대 50%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미주 지역의 HCPS는 발생 건수 자체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치명률이 흔히 20~40%로 보고돼 공중보건상 중요한 질환으로 보고 있죠.

다만 한국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신증후군출혈열과 남미형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을 한데 묶어 공포 숫자로 소비하는 것은 우려가 되는데요. 국내 신증후군출혈열의 사망률은 5~15%로 알려져 있고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탄바이러스에 의한 중증 신증후군출혈열은 쇼크와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고 약 10%의 사망률을 보일 수 있지만, 서울바이러스 감염은 비교적 경미하거나 무증상일 수 있으며 증상이 있어도 치명률은 1~2% 수준입니다.


▲한타바이러스 등장…뜻·증상·백신·치사율 총정리 (출처=오픈AI 챗GPT 편집 이미지)


한국에는 위험군 접종, 보편 백신은 없어

한탄바이러스 백신 문제는 단순하진 않은데요. 어느 지역, 어느 바이러스를 말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WHO는 한타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허가된 특이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이 없으며 치료는 지지요법과 합병증 관리가 중심이 된다고 안내했는데요. 미주형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이나 이번 사건과 관련된 안데스바이러스에 대해 널리 통용되는 보편 백신이 없다는 뜻이죠.

다만 한국에서는 신증후군출혈열 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제한적으로 권장되는데요. 질병관리청은 군인과 농부 등 직접 신증후군출혈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큰 집단, 바이러스를 다루거나 쥐 실험을 하는 실험실 요원, 야외활동이 빈번해 개별 노출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위험요인과 환경을 고려해 접종을 권고하죠. 접종은 1개월 간격으로 2회 기본 접종을 하고, 12개월 뒤 1회 추가접종을 하는 0·1·13개월 일정입니다.

효과적인 치료법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는데요. 그렇기에 조기 진단과 입원치료, 수액과 전해질 관리, 쇼크와 출혈 관리, 필요할 경우 투석 등 신대체요법이 중요합니다. CDC도 HPS에 대해 특정 치료제는 없으며, 의심될 경우 즉시 응급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환자는 산소 공급, 기계환기, 심장 기능 모니터링, 수액 조절 등을 받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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