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종로구엔 평가 완료 전 인허가 보류 요구
종묘 앞 최고 145m 개발 놓고 충돌 지속

국가유산청이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실시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싸고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반년 넘게 갈등을 이어온 가운데 내려진 첫 공식 행정 조치다.
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종로구청에 ‘세계유산 종묘와 그 역사문화환경 보호에 필요한 조치 이행 명령’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 시행자인 SH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 시행계획을 보완·조정할 것”, “서울시와 종로구는 위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 이후 관련 사업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 재개발이 종묘의 역사문화환경과 세계유산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영향평가와 후속 검토 절차를 우선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현행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세계유산과 역사문화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 필요한 보호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이 종묘와 관련해 이행 명령 형식의 공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갈등의 핵심은 건축물 높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사업성 개선 등을 이유로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하면서 최고 높이를 145m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경관과 세계유산으로서의 보편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는 2018년 협의를 통해 세운4구역 건축물 높이를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 수준으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서울시가 높이 제한을 완화하면서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 여부 등을 둘러싼 충돌이 본격화됐다.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 앞 재개발 문제가 공식 안건으로 다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여러 차례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권고하며 필요 시 현장 실사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