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회 개헌안에 들어간 것과 빠진 것

하지만 현재 국회에 올라온 개헌안과 정치권에서 별도로 논의되는 권력구조 개헌론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지난달 3일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개 정당과 무소속 의원 등 187명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의 핵심은 대통령 임기제 개편이 아니다. 이번 개헌안은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헌법 전문에 담고,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현행 헌법 제77조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면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헌법 전문도 바꾸려 한다. 현재 헌법 전문에는 3·1운동과 4·19 민주이념이 명시돼 있다. 이번 개헌안은 여기에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을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헌법 제명도 ‘대한민국헌법’으로 한글 표기를 정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리하면 이번 187명 발의 개헌안의 핵심은 △부마민주항쟁·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승인 절차 강화 △지역 균형발전 국가 의무 명시 △헌법 제명 한글 표기 정비다.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제를 5년 단임에서 4년 연임으로 바꾸는 내용이 아니라, 계엄 통제와 헌법 전문 수정을 중심으로 한다. 또 설령 향후 별도 권력구조 개헌에서 4년 연임제가 논의되더라도 현행 헌법은 대통령 임기연장이나 중임변경을 위한 개헌을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즉, 4년 연임제 개헌이 별도로 추진되더라도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른바 ‘이재명 8년론’은 이번 187명 발의 개헌안과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현재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제를 바꾸는 안이 아니라 계엄 통제와 헌법 전문 수정이 중심이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86명이다. 개헌안 가결에는 19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발의 참여 세력만으로는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 안팎의 찬성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헌안을 ‘선거용 졸속 개헌’으로 보고 당론 반대 입장을 정한 상태다. 일부 보도에서는 국민의힘이 본회의 표결 자체에 불참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찬반 이전에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변수는 국민의힘 이탈표 확보 여부다. 반대하더라도 표결에 참석하면 찬반 투표가 진행되지만, 불참하면 투표 자체가 불성립할 수 있다.

미국은 대통령 임기가 4년이고, 수정헌법 제22조에 따라 두 번을 넘겨 대통령으로 선출될 수 없다. 잘하면 한 번 더 선택받아 최대 8년까지 국정을 이끌 수 있는 구조다.
프랑스는 대통령 임기가 5년이고, 연속 2회를 초과해 재임할 수 없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후보 간 2차 투표를 치르는 결선투표제도 운영한다.

장점으로는 유권자의 중간평가 기능이 강화된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5년 단임제에서는 대통령 평가가 임기 종료 뒤에 이뤄지는 측면이 크다. 반면 4년 연임제에서는 4년 뒤 선거를 통해 국민이 한 번 더 맡길지 판단할 수 있다. 정책 연속성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재선을 의식한 인기 영합 정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4년 연임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결선투표제, 총리 권한 강화,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각각은 별도의 개헌 쟁점이다.
한편,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를 늘리는 문제보단 민주주의 안전장치를 헌법에 어떻게 더 강하게 담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이어져온 만큼 향후 개헌 논의가 확대될 경우 대통령 임기제 문제도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