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헌...영토조항 신설ㆍ핵무력 사용권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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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제9차 대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평양에서 성대히 개막됐다고 20일 보도했다. 2026.2.20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새 헌법 전문에 북측 지역만 영토로 규정한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국무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정의하면서 위상을 강화하고 핵 사용 권한을 처음으로 명시했다.

6일 통일부 기자단 대상 언론간담회에서 공개된 북한 새 헌법 전문에 따르면 영토 조항이 신설됐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호 조항(제1조)과 함께 신설된 제2조에서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로씨야(러시아)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고 영토를 규정했다. 다만 남쪽 육·해상 경계선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동족 관계와 통일 개념은 모두 사라졌다. '두 국가 관계' 선언 당시 헌법(2023년 9월 개정)의 서문과 본문에 있던 '북반부', '조국통일',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 등이 삭제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선언한 '두 국가 관계' 노선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을 '적대국'으로 선언하는 내용은 없었다.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해당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언급했다.

국무위원장의 권한·위상은 대폭 강화됐다.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 국무위원장이 가장 먼저 등장하며, 이를 '국가수반'으로 정의했다. 북한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보다 먼저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선대의 국가건설·통일 업적이 삭제되면서 김정은의 통치 이념인 '인민대중제일주의'가 서문에 명기됐다. 국무위원장의 독점적 핵무력 지휘권이 처음으로 명기됐고, 위임 근거 조항도 신설됐다.

'무상치료', '세금 없는 나라', '실업을 모르는' 등 현실과 괴리된 사회주의 무상 복지 조항도 모두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혁명투사', '영예군인' 등 사회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 대상에 '해외군사작전 참전열사'가 신설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 예우를 명시한 것이다. 대외정책 조항에서는 기본이념인 '자주, 평화, 친선'에 더해 '국익수호'가 '불변의 원칙'으로 추가됐다.

기존 헌법에 있던 '제국주의 침략자들', '착취와 압박에서 해방되여', '내외적대분자들의 파괴책동' 등과 같은 전투적 표현들은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 헌법에 대해 조항 구성과 표현 수위로 볼 때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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