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장기화에 해외 전시도 부담…올해 ‘인터배터리 유럽’ 개최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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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매년 독일서 개최
실적 부진 장기화에 참가 부담 커져
유럽 점유율 추락 속 美ESS 중심 전략 재편

2023년부터 매년 독일에서 열리던 글로벌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유럽’이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한때 ‘텃밭’이었던 유럽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면서 전시 실익 자체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배터리산업협회·코엑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공동 주최하는 인터배터리 유럽은 올해 행사를 한 해 순연하기로 했다. 인터배터리는 매해 3월 국내, 5~6월 유럽에서 열리는 배터리 산업 전시회다. 유럽 행사는 2023년 독일에서 처음 열린 뒤 지난해까지 개최됐다.

인터배터리 유럽은 국내 배터리 업계의 유럽 시장 진출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유럽은 202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 기업들이 70%를 웃도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핵심 무대였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위축과 중국의 저가 공세가 겹치며 점유율이 30%대까지 주저앉았고,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시장을 파고들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평가다.

전기차 캐즘으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며 업계 전반의 비용 절감 기조가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전시회는 부스 설치부터 장비 운송, 현장 인력 파견 등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적자를 지속하는 기업 입장에선 참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지 전시회가 아니더라도 기존 고객사와의 네트워킹이나 영업 활동이 가능하다는 인식도 적잖다.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점도 순연 배경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인터배터리 유럽에 참가한 주요 기업도 ESS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에서 생산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ESS를 최초로 선보였고, 삼성SDI도 고성능 ESS 제품 ‘삼성 배터리 박스(SBB)’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활용되는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배터리 등을 전시했다.

생산 전략의 무게중심도 유럽에서 북미로 옮겨지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들은 북미 현지 공장의 라인 전환을 통해 ESS 생산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전시회에 한 번 참가하려면 많게는 수억원 단위 비용이 들어간다”며 “비용 절감이 필요한 상황인 데다 전시회가 아니더라도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할 수 있어 참가 유인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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