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7000선을 돌파하는 역사적 장세를 연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며 전체 지수 상승을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4월 코스피 시장에서 4조4000억원대 순매수로 전환한 뒤 5월 첫 거래일부터 역대급 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일 외국인의 코스피 일간 순매수 금액은 2조9000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반도체 순매수 금액만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순매수의 96%를 차지했다. 절대 금액 기준으로 이번 2조9000억원 순매수는 2025년 10월 2일 3조1000억원, 2026년 2월 12일 3조원에 이은 2000년 이후 역대 3위 규모다.
이런 극단적인 반도체 쏠림 현상은 코스피 6000선 이후 7000선까지 지수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개인이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지는 물량을 모두 받아내며 수급 주도권은 다시 외국인으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폭발적인 장세 속에 시장 거래대금도 급증해 이전 장세의 평균 거래대금인 5조1000억원 수준에서 최근 급등 구간에서는 무려 23조3000억원으로 4배 이상 팽창하며 시장의 열기를 대변했다.
시장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 투톱의 몸집도 매섭게 불어났다. 6일 오전 9시56분 장중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2.26% 급등한 26만10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525조8787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우 역시 8.79% 오른 18만4500원으로 시가총액 147조5962억원을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 또한 9.95% 상승한 159만1000원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1133조1968억원을 형성했다. 이들 세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만 2806조6717억원에 이르며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불어온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모멘텀 훈풍도 국내 투자 심리를 한층 자극했다. 이란발 중동 불확실성 재확대 여파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00달러를 넘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4%대를 상회하는 등 거시 경제 부담이 잔존한 상황이다. 하지만 1분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선방하며 충격을 완충했다. 특히 5일 미국 증시에서 인텔(12.9%)과 마이크론(11.1%)이 두 자릿수 급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23% 상승했다.
나아가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가 현재 반도체 수요를 '야구의 첫 이닝'에 비유하며 메모리 공급 부족 장기화 기대를 키운 점이 결정적 호재가 됐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AMD가 AI 수요 호조에 따른 실적 향상 발표로 10%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이처럼 글로벌 AI 서버 수요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기판 및 부품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등 국내 후방 밸류체인 기업들로의 매수세 확산 여부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과거 절대 금액 기준 외국인 대규모 순매수 상위 10위 사례를 분석해보면, 순매수 이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이 5일 뒤 3.0%, 10일 뒤 3.3%, 20일 뒤 5.8%를 기록하는 등 상승 모멘텀이 연장되는 패턴을 보였다. 또한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16배 수준으로 1개월 전(7.75배)보다 오히려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상태다.
다만 유례없이 빠른 상승 속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단기 우려도 존재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시즌 이후 코스피의 이익 모멘텀 가속화는 현재 진행형이며 주도주 중심의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일간 5%대 폭등을 보인 만큼 주중 남은 기간 숨고르기 압력이나 외국인의 단기 차익 실현 물량 출회에 직면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