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화재 사고와 관련해 전정근 HMM해상노조 위원장이 “외부 요인 가능성부터 배제하지 말고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6일 MBC 라디오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선원들의 상태에 대해 “일단은 무사하고 안전하긴 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무호 경우에는 선사 차원에서 조사했을 때 어떤 동요나 하선 요구는 없었다고 들었고 가족들에게도 상황을 잘 설명하고 안심을 시켰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전 위원장은 사고 선박 주변에 있던 다온호 승무원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온호 승무원의 경우는 전쟁 초반에 미사일 요격 잔해나 자폭 드론 같은 것들이 항만으로 떨어질 때 바로 옆에 있었다”며 “전쟁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데 이런 일이 지척에서 일어나다 보니까 처음에는 다들 당황하고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혹여나 다른 선박의 동료들이 퇴선을 할 수도 있어서 구하려고 끝까지 옆에 있다가 페르시아만 내부로 이동하기도 했다”며 “기존에 승선 계약 만료로 하선 요구를 했던 분들도 이런 상황에서 동료 버리고 귀국할 수 없다고 다시 취소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고 선박 상태와 관련해서는 “일단은 화재 진압을 먼저 해놓고 예인을 할 수도 있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선박은 항구로 예인되지 않은 채 정박 중인 상태로 파악됐다. 전 위원장은 “지금 예인선을 수배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선원들에 대해서는 “일단 선박에는 계속 남아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 위원장은 “아직 원인 규명 중이기 때문에 기관실 내부 사고인지, 외부 요인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순 화재로 보기에는 시점과 장소가 너무 민감하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프로젝트 프리덤’ 발언 전후만 하더라도 이란 혁명수비대가 통제 구역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대기 중인 선박들을 향해서 두바이 앵커기지로 돌아가라고 엄포를 놓았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따르지 않으면 파괴하겠다고 강하게 경고도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폭발음과 화재가 있었다는 점에서 호르무즈해협 인근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감안하면 외부 요인 가능성부터 배제하지 말고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부 충격 흔적과 관련해서는 “제가 보고받기로는 파공은 없다고 하고 침수도 되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화재 진압을 할 때도 주변에 다온호 같은 선박들한테 물어보니까 외부로 연기가 빠져나온다거나 육안상에 보이는 큰 손상은 없다고 들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외부 요인 가능성을 검토할 경우 “강한 충격파가 선체에 전달됐다고 가정했을 때 수면 하부의 외관상 변형이 있는지 없는지가 핵심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부 충격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격파가 전달되면서 전기적인 합선이라든지, 배에서는 발전기가 돌고 있기 때문에 발전기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변형이 생긴다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표적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 정부가 외교적으로 이란과 관계를 잘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한국 선박이 굳이 표적이 되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선박 역시 원인 불명의 충격이 있었다고 주변 선박에게 무전으로 방송을 했었다”며 “특정 선박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고 선박이 미국이 관리하는 선단에 포함되지 않았고 단독 행동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사항은 사실하고 거리가 좀 있다”며 “저희 선박들은 다 앵커를 뒀고 정박 중인 상태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 프리덤을 하겠다고 하더라도 안전을 보장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통항을 바로 시도하지 않는다”며 “이란이 공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통항 시도를 해보는데, 단순히 호송하겠다고 하더라도 이란이 공격한다고 하면 안전하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저희는 앵커를 놓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실하고는 거리가 좀 있다”며 사고 당시 주변에 다른 나라 선박도 많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차별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으로 제기되는 것 중 하나가 부유성 기뢰”라며 “전후로 해서 경계구역을 확대하면서 다 들어가라고 계속 경고 방송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차원에서 본보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조금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전 위원장은 “프로젝트 프리덤 자체가 민간 선박 호송 작전이라고 하더라도 한국이 참여하는 순간 우리 선박이 안전하게 통항할 거라고 많은 사람들은 기대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특정 지역의 선박으로 인식되면서 공격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프리덤이 의미가 있으려면 이란 혁명수비대가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인되어야 그나마 의미가 있다”며 “일방의 선언만으로는 안전을 보장받는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