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줄 병원이 없었다"…청주 산모 부산 이송 뒤 태아 사망

기사 듣기
00:00 / 00:00

▲"받아줄 병원이 없었다"…청주 산모 부산 이송 뒤 태아 사망 (뉴시스)

주말 충북 청주에서 응급 분만이 필요한 산모가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됐지만, 태아가 숨지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재혁 성가롤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4일 MBC 라디오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청주 산모 이송 사례와 관련해 “언론에 비친 것은 실제 사례 중에 극히 일부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며 “더 우려스러운 것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고위험 산모 분만을 감당할 수 있는 병원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에 고위험 산모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대략 한 60여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 중에서도 24시간 대응이 어려운 곳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김 센터장은 “현재 산과를 지망하는 의사들과 신생아 진료를 담당하려고 하는 의사들의 숫자가 계속해서 이탈하고 있고, 희망하는 분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례에서 산부인과뿐 아니라 소아과 전문의가 필요했던 배경도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당시 태아가 “미숙아로 예상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출생 직후에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신생아 중환자 진료에 대해서는 “소아과 선생님들 가운데서도 신생아를 보는 선생님들이 따로 계신다”며 “그분들이 아마 안 계시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답했다.

인력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 센터장은 “단기간에 인력 문제를 개선하는 건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부족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됐음에도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배경으로는 법적 부담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가장 큰 부분이 현재로써는 법적인 부담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이건 의사들의 입장과 환자분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서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대해서도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번 법률안은 제가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에는, 그리고 많은 동료 의사들이 생각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를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12대 중과실 판단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 센터장은 “예측 가능한 위험에 대해서 미리 예방하거나 전원을 해야 하는데, 어디까지 예측 가능한 것인지를 정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지침 또는 통상적인 진료에서 현저히 벗어난 행위’ 이런 것들도 법률을 해석하는 분들에 따라서 여러 가지 내용들이 법적인 처벌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적으로 법적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법적인 문제가 지금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인 문제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의사제에 대해서는 한시적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 해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센터장은 “지역의사제가 한시적인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활용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필수의료는 선의가 있어야만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강제적으로 의사 인력을 어떤 업무에 묶어놓는다고 해서 이런 제도가 장기적인 성공을 할 가능성은 굉장히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만 수가 조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산부인과 인력은 “더 줄면 줄었지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연히 수가 조정은 동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도 분만 수가는 매우 적은 편”이라며 “현실적인 수준에 맞게 수가체계 조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응급 이송체계 개선에 대해서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에 고위험 분만이 가능한 병원 자체가 적고, 개중에서도 24시간 365일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배후 진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들이 늘어나야만 그다음에 이송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받아줄 병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송체계를 손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센터장은 현 상황에 대해 “쉽지 않다”며 “좀 많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