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닉 시너, 마드리드 오픈 첫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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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속 마스터스 우승 ‘테니스 역사 새로 쓴 24세’

▲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마드리드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독일의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꺾고 우승한 이탈리아의 야닉 시너가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야닉 시너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이번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였다. 이미 남자 테니스 최정상에 올라선 세계 1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완파하고 마드리드 오픈 정상에 섰다. 동시에 프로 테니스 사상 최초로 ATP 마스터스 1000 대회 5연속 우승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시너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카하 마히카의 마놀로 산타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즈베레프를 6-1, 6-2로 꺾었다. 경기 시간은 58분에 불과했다. 결승전이라는 무게가 무색할 만큼 일방적인 승부였다.

출발부터 시너가 압도했다. 그는 1세트 초반 곧바로 즈베레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고, 경기 시작 20분 만에 5-0까지 달아났다. 즈베레프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네트 앞으로 전진했지만, 시너의 반격은 흔들리지 않았다. 시너는 강한 리턴과 백핸드 다운더라인으로 코트를 넓게 쓰며 즈베레프의 수비를 계속 흔들었다.

승부는 2세트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시너는 이날 잡은 브레이크 포인트 4개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반대로 자신의 서비스 게임에서는 별다른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즈베레프는 끝내 흐름을 바꾸지 못했고 시너는 마드리드에서 자신의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마스터스 1000 타이틀 하나가 아니었다. 시너는 프로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ATP 마스터스 1000 대회 5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인디언웰스, 마이애미, 몬테카를로, 마드리드까지 시즌 첫 4개 마스터스 1000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최근 흐름도 압도적이다. 호주오픈 타이틀 방어 실패 이후 시너는 곧바로 반등했고, 이후 23연승을 달렸다. 이번 마드리드 우승은 그의 통산 28번째 ATP 투어 타이틀이자, 통산 9번째 마스터스 1000 우승이다. 1990년 마스터스 1000 체제가 만들어진 이후 누적 우승 순위에서도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안드레 애거시, 앤디 머리, 피트 샘프러스에 이어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시너는 경기 뒤 “이 결과 뒤에는 많은 노력이 있다. 매일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며 “이런 결과를 보는 것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이 흐름도 끝날 것이다. 그건 정상적인 일”이라며 기록 행진 속에서도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둘러싼 기록 평가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칭찬에는 감사하지만 나는 기록을 위해 살지 않는다”며 “집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훈련, 루틴, 규율”이라고 말했다. 또 “빅3가 이룬 것을 알고 있지만, 나를 그 그룹에 놓을 수는 없다. 나는 매일 더 나은 내가 되려고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마드리드 우승은 시너의 커리어에서도 중요한 빈칸을 채운 결과다. 그는 그동안 마드리드 오픈과는 뚜렷한 인연을 맺지 못했다. 고지대 특유의 빠른 코트 조건이 그의 경기 스타일과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전 세 차례 출전에서는 우승에 닿지 못했다. 그러나 2026년에는 결승에서 즈베레프를 압도하며 그 약점을 완전히 지웠다.

이로써 시너는 ATP 마스터스 1000 9개 대회 가운데 8개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그는 인디언웰스, 마이애미, 몬테카를로, 마드리드, 캐나다, 신시내티, 상하이, 파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제 남은 것은 자국 대회인 로마뿐이다. 다음 주 로마에서 우승할 경우, 조코비치만이 완성했던 마스터스 1000 전 대회 석권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즈베레프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우위가 더 굳어졌다. 시너는 이번 승리로 즈베레프와의 맞대결 전적을 10승 4패로 벌렸고, 최근 9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만난 세 경기 역시 모두 시너의 승리로 끝났다.

시너는 상대의 부진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사샤(즈베레프 애칭)는 더 피곤해 보였고, 그 때문에 더 예민했을 수 있다. 나에게도 그런 일은 일어난다”며 “초반 브레이크가 빨리 나온 것이 도움이 됐다. 나는 견고했고, 그 결과 결승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시너는 경기력만큼이나 태도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는 스페인의 어머니날을 맞아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나는 스스로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13살 때 집을 떠났는데, 어머니가 받아들이기에는 매우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며 “나에게도 힘들었지만 부모님에게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가족은 변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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