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해외 에너지 의존 줄이기 위한 선택”
전동화 어려운 항공ㆍ해운 분야 대안 가능성도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석유를 대체하는 연료 기술 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제성 문제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고비용이라는 현실적 한계에도 중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 자산으로서 합성연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업체들은 합성 연료를 활용하면 중동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높은 생산 비용이 난제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합성연료 생산의 핵심 원료인 수소 가격이 여전히 높게 형성되어 있어 단순히 시장 원리만으로는 보급 확대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석유·가스 개발업체 인펙스(INPEX)에서 개발하고 있는 합성 메탄은 기존 천연가스 대비 약 10배 이상의 생산 비용이 들어가고 일본산 합성 가솔린 가격은 L당 약 700엔 (약 6500원) 수준으로 기존 연료 대비 네 배가량 비싸다. ‘지속가능항공유(SAF)’ 역시 기존 항공유와 비교하면 최대 16배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합성 연료의 경제성과 관련한 우려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나오고 있다. 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젯(easyJet)의 켄튼 자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AF는 현재 생산 단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물론 항공사들이 EU의 기준을 맞추기에는 공급량도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전체 항공유의 3~5%를 SAF로 쓰게 하겠다는 계획 일정을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인용해 올해 공급 가능한 SAF는 약 240만 t(톤)으로 전체 연료 소비의 0.8%를 충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성 문제로 생산량이 확대되지 않아 업체들이 SAF를 살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합성 연료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동화로 전환이 어려운 항공·해운 분야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 여건에서 SAF는 기존 항공 연료와 최대 50%까지 혼합 사용이 가능하며 항공업계에서는 2030년을 목표로 100% SAF 사용을 위한 기술과 인증 기준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가 달성될 경우 기존 인프라와 항공기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합성 연료가 단기간 내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닛케이에 “해외 화석연료에 의존적인 일본의 에너지 공급 상황에 변화를 주어야만 할 시점”이라며 “합성연료가 이러한 구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춘(Fortune)은 “합성 연료가 기존 연료보다 비싸다는 비판은 맞지만, 이는 중동 공급망에 내재된 지정학적 리스크 비용을 빠뜨린 비교”라며 “에너지 안보의 의미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과거 에너지 안보가 유전 확보를 뜻했다면, 이제는 필요한 곳에서 직접 연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춘은 “이 역량을 먼저 개발하는 국가와 산업은 석유를 통제하지 않고도 연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전략적 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