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최대 110만 배럴 추가 증산 가능
호르무즈 하루 통과 원유만 2000만 배럴
美 대이란 원유 제재 강화⋯불확실성↑

중동 주요 산유국 가운데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플러스(+)에서 탈퇴하는 것과 동시에 독자적인 증산을 추진한다. 그러나 UAE가 증산에 나서도 중동 불안이 여전해 유가 변동성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8일(현지시간) UAE 국영 WAM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UAE는 OPEC과 OPEC+ 동시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UAE 정부는 “UAE 장기 전략과 경제 비전, 에너지 생산에 대한 투자 가속을 포함해 에너지 정책 전반의 변화를 반영했다”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책임감 있고 미래 지향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OPEC은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의 주요 산유국 12개국(알제리, 콩고, 적도기니, 가봉,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리비아,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UAE, 베네수엘라)으로 구성돼 있다. 전 세계 원유 생산의 약 38%를 이들이 담당한다. 사실상 국제유가 결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일 카르텔’이다.
OPEC에서 탈퇴한 UAE는 곧바로 독자적인 증산을 예고했다. 수하일 무함마드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 장관의 발언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OPEC과 OPEC+를 탈퇴 후 자체적으로 생산 유연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UAE의 OPEC 탈퇴는 국제유가 향후 추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OPEC 자료에 따르면 전쟁 전 UAE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약 340만 배럴이다. 실제 산유 능력은 이보다 약 110만 배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UAE 증산을 통해 당장 국제유가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다. 중동 전쟁 종전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봉쇄돼 있는 탓이다. 실제로 UAE의 최대 증산량은 하루 약 110만 배럴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작년 1분기 기준으로 하루 약 2000만 배럴이다. 여전히 국제유가에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규모인 셈이다.
실제로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오히려 3.7% 오른 배럴당 99.93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 역시 2.8% 상승한 배럴당 111.26달러를 기록했다. UAE의 증산이 국제유가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셈이다.
나아가 미국의 대이란 원유 수출 제재는 더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중국 민간 정유업체는 물론, 이들을 지원하는 은행들까지 2차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ㆍ중 정상회담을 불과 몇 주 앞두고 중국의 심기를 더욱 건드리는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 그만큼 이란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헌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OPEC의 영향력이 한층 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카타르(2019년)에 이어 UAE까지 OPEC 탈퇴를 결정하면서 추가적인 회원국 이탈 가능성은 남았다. ING그룹은 UAE의 OPEC 탈퇴와 관련해 “남은 OPEC 회원국의 추가 균열로 이어질지를 지켜봐야 한다”라며 “국제유가 하락 가능성보다 더 큰 의미는 산유국 공동 감산 체제의 예측 가능성이 흔들린다는 점”이라고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한편 현재 국제유가 안정화를 위한 주요국의 노력이 지속되면서 올 하반기 국제유가는 100달러 아래에서 안정적인 거래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OPEC과 OPEC+ 추가 증산 △IEA 회원국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 △美 비축유 방출外 비축유 대여 추진 △글로벌 석유 수요 완만한 감소 △비OPEC 산유국 증산 등이 이어지면 국제유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이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의 중장기 국제유가 전망치도 이런 주장에 부합한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4분기 국제유가를 배럴당 평균 60달러로 전망 중이다. 시티그룹은 배럴당 8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초부터 유가가 당분간 80달러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