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인테리어 용품으로 허위 신고…불법 묘목 전량 압수·소각 조치

수입이 금지된 중국산 사과묘목 63만 주 등 묘목·종자류를 대량 밀수한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밀수된 사과묘목만 여의도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과수원을 조성할 수 있는 규모로, 국내 유통 시 과수화상병 등 치명적인 식물병해충 유입 위험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묘목·종자류 불법수입 차단 기획수사를 벌여 중국산 사과묘목 등을 대규모로 밀수한 일당 16명을 식물방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수사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묘목류 위장 수입과 우편·특송화물을 통한 소량 분산 반입이 늘어나는 흐름을 겨냥해 진행됐다. 검역본부 광역수사팀은 묘목 수요가 커지는 봄철을 앞두고 불법 반입 가능성이 높은 품목과 유통 경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수사 결과 과수묘목 생산업자와 수입업자, 중개인, 물류업자 등은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불법 수입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검역과 세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수입금지 묘목을 완구나 인테리어 용품 등으로 허위 신고했고, 물품 대금은 여러 계좌로 나눠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자금 추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 물품은 중국산 사과묘목 약 63만 주와 복숭아묘목 13만8000주, 복숭아 종자 1161kg, 동남아·유럽산 과채류 종자 18kg 등이다. 모두 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수입품으로, 국내에 유통됐을 경우 수십억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과묘목은 과수화상병의 주요 기주식물이다. 과수화상병은 발생하면 해당 과수원을 폐원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커 국가적 재난 수준의 식물전염병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식물방역법에 따라 중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사과묘목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중국산 사과묘목 63만 주는 약 413만㎡, 약 125만 평 규모의 과수원 조성이 가능한 물량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4배 정도로, 단일 묘목류 밀수 사건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게 검역본부의 설명이다.
불법 수입 묘목을 통한 병해충 유입 우려는 이미 현실화한 바 있다. 과거 불법 수입된 과수묘목을 통해 과수화상병이 국내에 유입됐고,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약 2540억원의 손실보상 등 막대한 국가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국내산 묘목 수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불법 수입 유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도 단속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검역본부는 올해 3월 묘목 생산업자들이 실제 생산·유통을 앞두고 보관하던 불법 수입 묘목을 긴급 압수해 전량 소각했다. 이번에 적발된 일당 외에 추가 관련자가 있는지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검역을 거치지 않은 묘목·종자는 단순한 밀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농업 기반을 위협하는 식량안보 문제”라며 “농축산물 불법 수입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4월 신설된 수사전담 조직 광역수사팀을 확대하고 식물방역법 개정을 통해 국내 불법 유통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