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손 1200억 누적…파생상품 통해 금융권 전이

벨기에 자산발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한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환헤지 거래 상대 금융사로 손실 위험이 확산했다. 특히 하나은행이 최대 규모 노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금융권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자산 가치 하락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대출 약정 기준을 초과하면서 현금유보(캐시트랩)가 발생했고, 임대수익이 대주단 통제 계좌에 묶이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결과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전날 만기였던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달 30일 도래하는 공모사채 600억원과 다음 달 4일 예정된 환헤지 정산금 약 1000억원 역시 연체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환헤지 1000억원의 직접적인 리스크는 하나은행이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체결한 매도 선물환 계약 중 1년 이내 만기 물량이 하나은행과의 거래로,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이 누적되면서 만기 시 대규모 현금 정산이 필요한 구조다. 해당 정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하나은행이 직접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를 앞둔 하나은행과의 매도 선물환 규모는 3억1400만유로로, 평가손실액만 약 855억원에 이른다. 환율 변동분까지 반영하면 실제 정산금은 1000억원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된다
추가 손실 부담도 남아 있다. 1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하나은행 관련 매도 선물환 계약(3억3957만유로) 역시 이미 345억원 수준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이를 합치면 하나은행 관련 환헤지 정산금 손실 가능액은 12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다른 금융회사도 손실 위험에 처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유로화 7000만유로와 달러 6000만달러 계약에서 각각 약 73억원, 4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으며, 미즈호은행 역시 6000만달러 계약에서 약 36억원 손실이 반영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환헤지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래지만 손실 구간에 들어서면 현금 정산 부담으로 바뀐다”며 “이번 사례는 유동성 위기가 금융기관 거래상대방 위험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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