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물도 국고채 중심 재편 속 채권시장 영향력은 제한적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잔액이 23년여만에 100조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초과 지급준비금(지준) 흡수 필요성이 줄고 있었던 가운데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에 따른 채권시장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맞물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ECOS)에 따르면 3월말 통안채 발행잔액은 전월말보다 6조8300억원 감소한 95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8월(98조9396억원)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돈 것이며, 2003년 5월(94조2446억원) 이후 22년10개월만에 최저치다.
전월말대비 감소폭도 작년 4월(-6조9700억원) 이후 11개월만에 가장 컸다. 통안채 발행잔액은 작년 12월 107조29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들어 석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안채 발행 잔액은 당분간 더 줄어들 전망이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작년만해도 7조원이 넘던 통안채 월별 발행규모가 최근 5~6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준 상황과 채권시장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3월 평균 통안채 2년물 금리는 3.237%를, 통안채 1년물 금리는 2.755%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24년 6월(3.311%)과 2024년 11월(2.824%) 이후 최고치다. 작년 11월 9조1600억원 규모까지 치솟았던 월별 통안채 발행액도 작년 12월 이후 5~6조원대를 유지 중이다(작년 12월 6조6800억원, 올 1월 6조6800억원, 2월 5조5000억원, 3월 6조2000억원). 경쟁입찰물량 기준 4월 발행량은 5조5000억원에, 5월 계획물량은 6조원에 그쳤다.
반면, 통안채 발행 축소가 채권시장엔 별다른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2020년 팬데믹 이후만 보더라도 통안채는 만기보다 발행량이 많은 순발행이 별로 없었다. 또, 국고채 2년물 발행 이후 통안채 2년물과 3년물 발행이 많이 줄면서 시장 영향력도 축소됐다. 실제 2년물 기준으로 국고채는 매월 3조원 넘게 발행되는데 반해, 통안채는 2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통안채 발행량이 줄고 있다고 해서 채권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