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이달 들어 장중 6,500선을 처음 돌파하며 가파른 반등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장에서 수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팔자’ 전환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4조767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월간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9월(10조4858억원)을 이미 넘어선 규모로, 남은 거래일 동안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사상 최대치를 다시 쓸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투자 흐름은 올해 들어 급격히 방향을 바꿨다. 1월 소폭 매도 이후 2월에는 4조원 넘게 순매수로 돌아섰고, 3월에는 33조원 이상을 사들이며 공격적인 ‘사자’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4월 들어 시장이 급등하자 다시 매도 우위로 선회했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약 2조53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개인 매도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각각 6조5810억원, 2조4980억원 순매도가 발생해 전체 개인 매도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신고가를 경신한 대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이 이뤄진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개인 투자자들이 동시에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는 점이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비롯한 인버스 ETF가 순매수 상위에 오르며, 지수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강화됐다. 이는 단순한 이익 실현을 넘어 시장 고점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증권가에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일부는 기업 실적 개선을 근거로 추가 상승 여력을 점친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이익 추정치 상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적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치는 최근 꾸준히 높아지며 지수 상승을 정당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가 600조원을 돌파했고, 반도체 EPS(주당순이익) 변화율을 필두로 이익 추정치 상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국내 증시는 이익 추정치 상향 주도의 실적 장세 흐름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상승분에 주요 호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나 반도체 실적 개선 전망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단기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하며 주가가 회복된 가운데 1차 상승 랠리는 마무리된 상태로 판단한다"며 "미국과 이란 간 2차 협상 기대감, 반도체 기업의 1분기 실적 시즌 모멘텀은 대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