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 침체와 고물가 위기에 빠진 기업과 자영업자 숨통을 틔우기 위해 서울시가 불합리한 행정 규제 혁파에 나선다. 현실과 동떨어진 '모래주머니' 규제를 잘라내 얼어붙은 민생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서울시는 기업의 재도전 기회를 열고 자영업자의 행정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규제 정비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 자체적으로 개선 가능한 3건의 과제를 즉시 정비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2건은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우선 시는 '서울형 강소기업' 인증이 취소된 기업도 2년이 지나면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2027년 평가부터 적용한다. 기존에는 일시적인 경영 악화로 협약이 취소되면 재신청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청년 채용에 적극적인 우수 기업이 위기를 딛고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단 법령 위반이나 산업재해 처벌 이력이 있는 기업 등은 제외된다.
폐기물처리 용역업체 선정 기준도 합리적으로 바뀐다. 그동안 일부 하수처리시설에서는 입찰 시 '하수처리협잡물'이라는 특정 명칭의 처리 실적만 인정해 왔다. 앞으로는 명칭과 무관하게 일반 사업장 폐기물을 운반·소각한 경험이 있다면 같은 실적으로 인정한다.
가락·양곡·강서 등 대형 도매시장에 입점한 상인들의 관리비 납부 방식도 개편된다. 기존에는 지정된 농협·수협 지점을 직접 방문해야만 관리비 자동이체 신청이 가능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모든 금융기관에서 온라인으로 자동이체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또 7월부터는 주차 할인 방식도 종이권에서 웹 기반 디지털 방식으로 전면 개편된다.
한편 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개선이 어려운 법령·제도 개선 과제 2건을 정부에 건의했다. 데이터센터 등 냉방 위주로 사용하는 시설임에도 불필요하게 난방 성능 기준까지 모두 충족해야 하는 현행 '수열에너지 설비 기준'을 실제 사용 목적에 맞춰 단독 운전 기준으로 현실화해 줄 것을 제안했다. 또 집단급식소나 대형 일반음식점 등 다량의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는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처리계획 신고'를 구청 방문이나 우편 대신 '정부24'를 통해 전 과정 비대면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건의했다.
이준형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불필요한 기준과 절차를 과감히 정비해 경영 활동의 걸림돌을 줄이고 기업과 자영업자가 다시 활력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