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 소모로 대만 방위 유사 계획 차질 우려
"미·중 분쟁 현실화 땐 대폭적 소모 각오해야"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대규모 탄약을 소모하면서 향후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기존 방어 계획을 온전히 실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당국자들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막대한 양의 탄약을 소모한 탓에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 정부는 대만 방어를 위한 비상 계획을 완전히 실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2월 28일 이란과의 전쟁 개시 이후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 1000발 이상을 발사한 데 이어 지상 배치형 요격 시스템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방공 시스템 ‘패트리어트’, 요격용 스탠다드 미사일(SM)을 포함한 주요 방공 미사일을 1500~2000발 발사했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당국자에 따르면 이러한 비축량을 완전히 보충하는 데 최대 6년이 걸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만 방어를 위한 대통령 명령에 대비해 작전 계획을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 정권 내에서는 이미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정학적 정세나 미국 내 정치적 동향의 변화와 관계없이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과의 충돌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베이징에서 도널드 틀머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준비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중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뿐이라고 인정하는 한편 대만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많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침공으로부터 대만을 지키기 위해 미군을 파견하겠다고 공약하지는 않았다.
다만 당국자들에 따르면 분쟁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미국은 비축량을 보충하는 동안 단기적인 탄약 부족에 직면하게 돼 부대가 더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방위 산업 기반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저비용 탄약 생산 강화를 통해 탄약 보충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탄약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고갈 사실이 중국에 대한 계획에 미치는 정확한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 정보기관은 지난달 중국 정부가 2027년에 대만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으며,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중국은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대만에 대한 완전한 주권적 지배를 원하고 있다.
일부 고위 관리는 미국이 가까운 미래의 중국과의 분쟁에 완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나 탄약 소모가 즉각 대응 태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인 새뮤얼 파파로 해군 대장은 21일 의회 증언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미군에 귀중한 실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중동에서의 지속적인 작전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현시점에서는”이라고 전제한 뒤 “중국을 억제하는 우리의 능력에 실질적인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러한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 이야기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비축분에 넘칠 만큼의 무기와 탄약을 완비해 본토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최고사령관이 지시하는 어떠한 군사 작전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숀 퍼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에 대해 “대통령이 선택한 시기와 장소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우리는 다양한 전투 부대가 여러 작전을 수행해 성공을 거두는 동시에, 미군이 국민과 국익을 지키기 위해 무기고에 충분한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해왔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란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적대국이 될 것이다. 국방부가 작성한 2025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6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륙 간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여러 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군사 드론 함대도 증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보다 훨씬 더 큰 핵무기 보유량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핵무기 등의 무기를 방대한 해군력과 대규모 지상군과 결합하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미국이 대만 방어를 위한 전투에 참여하는 비상 계획은 국방부가 마련한 작전 중 가장 위험성이 높은 것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중국의 다수의 미사일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으로서는 대규모 탄약 비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에코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벌일 경우 미군은 잠재적으로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한 방식을 택해야 할 것”이라며 “막대한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