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 ‘급식 몰아주기’ 과징금 2349억 전부 취소…공정위 완패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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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삼성, 부당 지원행위 아냐”
공정위 처분 4년 10개월 만에 선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게양대에 걸린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삼성그룹 사내 급식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삼성웰스토리와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들 5개사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2349억원 규모였다.

서울고법 행정3부(윤강열 부장판사)는 23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계열사 4곳과 삼성웰스토리가 각각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공정위 처분 이후 약 4년 10개월 만에 나온 판결이다.

쟁점은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가 2013년부터 사내 급식 물량 전부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웰스토리에 맡긴 행위가 ‘부당 지원행위’에 해당하는지였다. 공정위는 삼성 미래전략실이 웰스토리의 이익을 보전해주기 위해 거래에 개입했고, 그 결과 웰스토리가 안정적으로 높은 이익을 유지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정위가 부당 지원행위 요건으로 제시한 △지원 의도 △상당한 규모의 거래 △상당히 유리한 조건 △과다한 경제상 이익 제공 △부당성 등 5가지 항목을 차례로 검토한 뒤, 거래조건 자체가 웰스토리에 유리했다는 점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급식 거래는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웰스토리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큰 부당 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가 주장하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은 과다한 경제상 이익 제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정상가격’ 산출과 관련된 거래조건”이라며 “거래조건 자체는 웰스토리에 상당히 유리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급식 거래에서 그대로 반영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이투데이DB)

재판부는 우선 미래전략실이 웰스토리를 지원할 의도로 거래에 개입했다는 공정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는 삼성에버랜드의 바이오산업 투자 등을 위한 자금 수요 때문에 미래전략실이 개입했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당시 필요한 자금은 약 1조 6000억원 규모로 웰스토리의 영업이익만으로는 충당할 수 없었다”며 “삼성에버랜드는 관계사 주식 처분과 단기차입금 등 여러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급식 거래 매출액 전부를 지원행위로 본 전제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매출액 전부가 지원행위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려면 미래전략실 개입이 없었다면 웰스토리가 상당 부분을 위탁받을 수 없었다는 사정이 드러나야 하는데, 기록상 그런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했다.

과다한 경제상 이익 제공과 부당성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제시한 직접이익률 차이, 위탁수수료 지급 액수 등의 사정만으로는 급부와 반대급부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단체급식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1년 6월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가 2013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사내 급식 물량 전부를 웰스토리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수수료로 인건비의 15% 추가 지급, 물가·임금인상률 자동 반영 등을 통해 웰스토리가 안정적으로 높은 이익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봤다.

공정위는 4개 계열사와 웰스토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회사별 과징금은 삼성전자 1012억17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원, 삼성SDI 43억6900만원, 지원을 받은 웰스토리에 959억7300만원이다.

공정위는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2022년 11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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