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환자의 재산을 공공이 대신 관리해주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이 올해 시작된다. 이른바 ‘치매머니’로 불리는 치매 고령층 자산을 노린 경제적 학대를 막기 위한 취지다.
박찬석 국민연금공단 재산관리지원추진단 부장은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치매 등으로 재산관리를 스스로 하기 어려운 분들의 재산을 사기나 갈취 같은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본인의 재산이 본인을 위해 사용되도록 돕는 서비스”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공단과 계약을 체결하면, 공단이 재산을 관리하면서 의료비나 요양비, 생활비 등 필요한 지출을 대신 지원하는 방식이다. 박 부장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계약을 체결하고, 공단이 이에 따라 일상생활에 필요한 의료비나 요양비, 물품 구매 등에 지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시범사업 단계로, 대상은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박 부장은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진단이 있고 재산관리 위험이 있는 기초연금 수급 어르신을 중심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초연금 수급자가 아닌 65세 이상 어르신이 서비스를 희망할 경우 일정 수준의 이용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료는 맡긴 재산 규모에 따라 책정된다. 그는 “위탁 재산의 연 0.5%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기 발병 치매 환자 등 소득이 낮은 경우에는 차상위나 기초생활수급자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는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치매 환자의 경우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의사 확인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족과 함께 절차를 진행한다고 했다. 박 부장은 “상담 과정에서 본인의 의사 파악과 더불어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욕구를 파악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맡길 수 있는 재산은 제한적이다. 그는 “시범사업 단계에서는 현금이나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을 우선으로 하고, 상한액은 10억원으로 설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은 제외하고 순수 현금성 자산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지급 방식은 개인별 필요에 맞춰 설계된다. 박 부장은 “고정적으로 정해진 금액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담을 통해 필요한 생활비나 병원비 규모를 계획하고, 그에 맞춰 매달 원하는 날짜에 지급된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할 경우 별도 심의 절차를 거친다. 그는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지출은 경제적 갈취나 사기와 관련된 것인지 심의한 뒤 지급하게 된다”며 “외부 전문가가 과반 이상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긴급성 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병원비처럼 긴급한 경우에는 먼저 지급하고 사후에 적정성을 판단하는 절차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범사업 단계에서는 재산을 운용하기보다는 보관과 지급 기능에 집중한다. 박 부장은 “시범사업 단계에서는 보관하면서 지출하는 것이 우선 적용된다”며 “수익적인 부분이나 운영 방식은 시범사업 기간 구체적인 방안과 인프라를 마련하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산이 들어오면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방안을 지속해서 찾아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향후 본사업 확대 여부와 운영 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