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실행 수준' 기업별 격차 커...정부·기업·시민사회 유기적 협력 필요" [인권경영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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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독립성ㆍ전문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의 실사 도입해야
정부는 '공급망 실사법' 제정 추진 할 필요 있어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의 모습. (뉴시스)

국내 기업들의 인권경영 확대를 위해선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유기적 협력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시현 법무법인 LKB평산 변호사는 전날 대한변호사협회와 사단법인 휴먼아시아가 공동 주관한 '인권실사 평가 발표 및 과제 컨퍼런스'에서 "한국 기업의 인권 대응이 ‘선언의 수준’에는 어느 정도 도달했지만 ‘실행의 수준’에서는 각 기업별로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UNGP)'이 강조하는 이해관계자 참여는 국내 기업에서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협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실사 절차 전반에 걸쳐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대한 인권 이슈를 대응하는 과정, 그리고 정책의 효과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변호사는 "이해관계자의 실질적 참여가 수반되지 않는 인권실사는 허구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는 우려스러운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정부, 시민사회 등 여러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송 변호사는 기업 내부 담당자에 의한 평가만으로는 객관성 및 전문성 확보에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봤다. 특히 공급망·해외사업·취약집단 관련 영역에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의 실사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현장 조사, 이해관계자 인터뷰, 고충 처리 시스템에 대한 점검 등을 포함하는 실질적 외부 평가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인권실사의 신뢰성은 독립성과 전문성으로부터 확보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또한 피해자 중심의 구제 시스템이 작동할 것을 제안했다. 인권 침해 등이 발생했을 경우, 처리 주체· 절차· 기한 및 구제 방식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야 하고, 내부 임직원뿐만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도 접근할 수 있는 개방적 구조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로는 '공급망 실사법 제정'이 제시됐다. 국내 기업 간 인권경영 수준의 편차가 상당히 크므로, 이런 격차를 방치할 경우 선도적 기업이 오히려 하향 평준화 압력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선도 기업이 앞서나가고, 후발 기업들을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시민사회의 감시 역시 필수적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피투자기업이 인권 침해에 연루된 경우,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실질적 인권경영의 실천을 요구하는 적극적 주주 관여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그 예시다.

송 변호사는 법조계에도 새로운 역할이 요구된다고 봤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공급망 인권 침해를 사유로 한 민사소송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법조계 역시 이에 대한 선제적 자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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