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고급화 vs 글로벌 완성차 현지화 ‘정면충돌’

‘오토 차이나 2026(베이징 모터쇼)’이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린다. 완성차 중심 전시를 넘어 전동화와 지능화 경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무대로 성격이 한층 강화됐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배경으로 글로벌 완성차와 현지 업체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맞붙는 시험대라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 모터쇼는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와 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다. 전시면적은 기존 20만㎡에서 38만㎡로 확대됐다. 전시 차량은 총 1451대, 이 중 세계 최초 공개 모델은 181대에 달한다. 콘셉트카도 71대가 출품된다. 규모와 내용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중국 완성차의 질적 도약과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생존 전략이다. 먼저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공세’ 이미지를 벗고 고급화와 지능화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비야디(BYD), 지리, 지커 등은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다목적차(MPV), 로보택시 등을 앞세워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부각할 전망이다. BYD는 대형 SUV 그레이트 탕, 플래그십 SUV 시라이언08을 선보인다. 최상급 브랜드 양왕의 고급 SUV U8도 소개될 예정이다. 지커는 로보택시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고급 MPV 009의 신형 모델을 공개한다.
중국업체들은 전동화 기술뿐 아니라 자율주행, 스마트콕핏, 차량용 소프트웨어까지 경쟁 범위를 확장하며 글로벌 업체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중국 시장 내부 경쟁이 심화하면서 단순한 가격 인하 전략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졌다는 점이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고급 브랜드 강화, 대형 차량 확대, 첨단 기능 탑재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맞춤형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대응한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기반 양산 모델과 함께 전기차 판매·서비스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인포테인먼트와 서비스 모델도 함께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샤오펑과 협업한 신차를 포함해 대규모 라인업을 선보인다.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 속도와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요타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전기차와 디지털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화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점이 이번 모터쇼에서 더욱 분명해질 전망이다.
이번 모터쇼는 완성차 업체만의 무대가 아니다. 배터리, 자율주행, 스마트콕핏,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기술기업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화웨이, CATL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차량 플랫폼과 직접 연결된 솔루션을 제시하며 산업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모터쇼의 성격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신차 공개 중심 행사였다면, 이제는 차량 운영체제(OS), 데이터, 배터리,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된 ‘모빌리티 기술 전시회’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베이징 모터쇼는 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과 글로벌 완성차의 전략 전환이 맞물리며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가늠할 핵심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