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19일 탄도미사일을 또다시 발사했다. 올해 들어서만 7번째다. 무력 도발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무차별적 살상 탓에 ‘악마의 무기’라 불리는 집속탄을 잇달아 실험하며 전술유도무기 성능 개량에 나섰다. 북한의 연쇄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 첩보 공유를 일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민감한 북한 정보를 공개한 여파로,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개량된 지상 대 지상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 전투부(탄두) 위력 평가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발사의 목적은 전술탄도미사일에 적용하는 산포전투부(집속탄 탄두)와 파편지뢰전투부의 특성과 위력을 확증하는 데 있다"며 "136㎞ 계선의 섬 목표를 중심으로 설정된 표적지역으로 발사한 미사일 5기의 전술탄도미사일들이 12.5~13㏊ 면적을 매우 높은 밀도로 강타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달 초에도 집속탄 시험에 나섰다. 9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KN-23 계열의 ‘화성포-11가’형 미사일에 집속탄을 탑재해 자탄의 위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진행했다”며 “약 6.5∼7㏊(약 2만 평)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음을 확증했다”고 보도했다. 집속탄 탄두는 내부에 다수 자탄(새끼탄)이 들어 있는 구조로 살상력을 극대화한 무기다.
북한의 집속탄 탑재 탄도미사일 발사를 두고 수도권 인구밀집지역을 목표로, 피해 범위를 넓히는 실험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사거리 140km는 완전히 수도권을 겨냥한 것”이라면서 “매우 높은 밀도로 강타했다고 하는데 이건 민간인 대상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의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의 잇단 시험 발사에 대해 권 교수는 “임무와 타격 대상에 따라 기존 전술 유도무기들의 성능을 개량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전 참전으로 얻은 교훈을 실제 무기 체계뿐 아니라 전략, 전술, 교리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포함해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7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란 전쟁에서 집속탄이 방어가 힘들다는 걸 본 북한이 미사일에 집속탄을 실어서 실험하기 시작했다"면서 "자신들은 이란과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의미도 있고 발전 계획에 따라 무기 개발을 하고 있는 건데 지금이 기회라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잇단 무력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던 하루 50~100장 분량의 대북 첩보 공유를 갑자기 중단했다”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 발언에서 미공개 핵시설 소재지를 스스로 입 밖에 낸 직후 벌어진 참사”라고 비판했다.
실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북한의 제3 핵시설로 평안북도 구성시를 지목한 발언에 대해 미국이 민감 정보를 공개한 경위와 배경을 문의하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가 구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이후 미국이 외교·국방·정보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항의했다는 것이다.
당장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교수는 “우리의 대북 감시정찰 능력은 미국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면서 “더 심각한 건 동맹의 신뢰 문제"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과 동맹을 맺고 이를 관리하는데 웬만하면 동맹 간 서로 이견이나 불협화음이 있어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항의성으로 정보유출 관련 배경을 묻는 등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거 자체가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국방부 전직 고위 관계자도 ”싸우려면 센서(정보), 슈터(타격), 도메인(지휘통신)가 필요한데 우리는 도메인은 물론 센서가 상당히 빈약하고 미국은 우리와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센서를 가지고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가공해서 제공하는데 긴밀한 신뢰관계에 따라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 정보 공유를 제한하면 우리 대비태세 능력이 약화하는 수준을 넘어 전쟁 수행을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 관련해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긴밀한 정부 공유 체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