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ㆍ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현재의 두 배가 넘는 500억달러로 늘리고, 기존 협력 틀을 넘어 산업·자원·에너지까지 포괄하는 고도화된 협력 구조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날 소인수 및 확대 정상회담, 오찬,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 같은 합의 내용을 공식화했다. 양 정상은 공식환영식과 간디 추모공원 헌화를 마친 후 진행된 회담에서 올해 10년을 맞은 한ㆍ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한국과 인도가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조선, 금융, 인공지능(AI), 국방·방산 등 전략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교류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의 핵심은 정체돼 있던 CEPA 개선협상의 재가동이다. CEPA는 2010년 발효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성격의 통상 협정으로, 상품·서비스 교역과 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다. 다만 그간 관세·비관세 장벽과 규제 문제로 기업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양국은 다음 달 제12차 개선협상을 시작으로 협상 주기를 정례화하고 2027년 상반기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협정 개편 과정에서 공급망, 녹색경제, 디지털 등 변화된 통상 환경을 반영한 신통상 규범을 포함해 우리 기업에 보다 우호적인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양국은 또 첫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무역·투자뿐 아니라 핵심광물, 원전,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 협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중동 정세를 고려해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중소기업 협력도 확대된다. 양국은 관련 양해각서(MOU)를 개정해 주인도 한국대사관과 인도 규제당국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우리 중소기업의 현지 진출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전략산업 분야에서는 조선·금융·디지털 협력이 주요 축이다.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인도 정부의 인프라 구축 및 보조금 지원 정책을 결합해 현지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당국 간 협력을 통해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한 인도 금융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한다. ‘디지털 브릿지 프레임워크’를 통해 AI·반도체·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협력과 인재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문화창조산업 MOU’를 기반으로 인도 뭄바이에 K-컬처 거점인 ‘코리아 센터’를 조성한다. 한국어·한국학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전자결제시스템 연계 MOU를 통해 양국 국민이 별도 환전 없이 자국 QR 결제 서비스를 상대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방문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최근 정세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역내 평화와 글로벌 현안 대응을 위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최근 중동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중동지역 안정과 평화 회복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반도 역내 평화를 위해 인도가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 주길 기대한다"며 "모디 총리의 방한을 고대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소통을 이어가길 희망한다. 모디 총리도 늦어도 내년까지는 한국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고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