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6일 기준 33조8723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고치였던 3월 5일 33조6945억원을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최근 코스피가 전고점 문턱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가자 개인들이 빚을 내서라도 상승 흐름에 올라탄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는 상승장에서는 지수 상승의 연료가 되지만, 하락장에서는 가장 위험한 뇌관이 된다. 주가가 밀려 담보비율이 무너지면 증권사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강제 청산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가 더 밀리고, 이는 다시 다른 계좌의 담보비율을 훼손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해 들어 빠르게 불어났다. 1월 16일 28조9338억원이던 잔액은 3월 들어 33조원대로 올라섰다. 중동 전쟁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도 32조원 밑으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17포인트(0.44%) 오른 6219.09에 장을 마치며 2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6200선을 회복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6307.27까지는 88.18포인트를 남겨뒀다.
투자자예탁금은 16일 119조742억원으로, 3월 24일 이후 17거래일 만에 다시 120조원선에 바짝 붙었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3월 31일 4159조원대에서 16일 5106조원대로 불어나며 전쟁 충격 이전 수준을 사실상 되찾았다. 대기자금이 다시 쌓이고 신용잔고까지 사상 최대를 찍었다는 것은, 시장이 전고점 돌파 가능성에 그만큼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전고점 돌파 기대와 별개로 경계 심리도 만만치 않다. 배경에는 다시 고조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있다. 양측은 휴전 종료를 앞두고 상선 나포와 보복 경고를 주고받으며 긴장을 끌어올렸다. 2차 종전 협상 재개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시장도 다시 국제유가와 외국인 수급, 중동발 변수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의 버팀목은 실적이다. 이번주 SK하이닉스와 현대차, HD현대중공업, KB금융 등 주도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 중반 이후에는 지정학 변수보다 실적이 지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 초반은 지정학 변수, 주 중반 이후는 실적이 시장을 움직이는 구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적 발표 직후 단기 차익실현이 나타나더라도 재료 소진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증시 전반의 이익 모멘텀 개선 흐름도 아직 꺾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코스피는 변동성을 거치더라도 전고점 돌파를 다시 시도하는 흐름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