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전·월세도 역대급 상승

# 올해 10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직장인 김모 씨(36세)는 요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퇴근길마다 스마트폰 부동산 앱을 켜는 것이 일상이 됐다. 4년 전보다 훌쩍 뛴 보증금은 둘째치고 서울 안에서 이사 갈 집을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부천 일대로 눈을 돌리는 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려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며 "경기도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게 속 편할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서울의 극심한 전세난과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서울 보금자리를 포기하고 경기도나 비아파트(오피스텔)로 밀려나고 있다. '서울 전세 사느니 경기도 집을 산다'는 푸념은 통계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된다.
20일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서울의 전세물건 부족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사 철임에도 불구하고 신규 매물 자체가 크게 줄었다"며 "그렇다 보니 불과 얼마 전과 비교해 호가가 기본 1억 원에서 2억 원씩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매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모 씨(34세)는 "부동산 앱에는 매물이 여러 개 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문의해 보면 이미 계약이 완료되었거나 허수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임장을 통해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만 정확한 매물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전세난이 심해지다 보니 서울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경기도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주택 등) 매수자 중 서울 거주자 비중은 15.69%로 집계됐다. 2022년 6월(16.28%) 이후 약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경기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유입 비중은 지난해 중반 16%대에서 올해 3월 13.76%까지 낮아졌다.
'탈서울'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서울 인접 경기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급격히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계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경기 용인 수지구(6.70%), 안양 동안구(5.47%), 구리시(4.30%), 광명시(4.24%), 성남 분당구(4.16%), 하남시(4.09%) 등이 전국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성북구(3.81%)나 관악구(3.79%)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아파트 전세난을 피해 오피스텔로 이동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오피스텔 전·월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나타난다. 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0.24% 상승하며 2021년 4분기(0.8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 부담은 더욱 가파르다. 수도권 오피스텔 월세 상승률은 0.69%로 201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당분간 실수요자들은 10억 원 이하의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핵심지 위주로 움직일 것"이라며 "특히 15억 원 이하 구간의 거래가 주를 이루는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