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떠나는 이창용 "통화·재정정책만으론 대응 어려워⋯구조개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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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사 통해 "중동발 환율 등 불확실성 클 때 떠나 마음 무겁다"
"달라진 외환·금융시장, 대응도 변화해야"⋯구조개혁 연구 강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은행을 떠나는 이창용 총재는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우리 경제 안정과 성장을 이루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라진 경제 구조에 대응하고 통화정책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 중장기적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0일 이임사에서 "임기 기간 동안 예상치 못한 충격들로 국내 경제가 계속해서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취임 직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세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고 부동산 금융 불안과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여기에 비상계엄이라는 국내 초유의 상황, 미국 관세정책 급변과 중동전쟁까지 발생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보람 있는 순간도 많았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주요 중앙은행보다 먼저 2%대 목표 수준으로 되돌렸고 시장과의 소통을 위한 한국형 포워드가이던스 도입, 20여년 간 우상향하던 가계부채를 하락세로 이끌었다"라며 "비기축통화국 중앙은행 총재로는 처음으로 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 의장을 맡게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 총재는 그간 겪은 위기 상황과 한은의 대처 방식에 대해 '통화·재정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 외국인 투자자에 의해 좌우되던 외환시장이 최근엔 국내 기업과 개인 등 거주자 영향이 커졌다"면서 "내국인 해외투자가 내외 금리차 및 조세정책, 연금제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크게 변동하는 시대에서 예전과 같은 시장 개입이나 금리정책 등 단기처방으로 대처하려다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 총재는 구조개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노동과 교육 등 분야에서 구조개혁을 통해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그로 인한 양극화가 더 심화된 점도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산업 구조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은이 교육과 주거, 균형발전, 청년고용 등 우리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를 꾸준히 연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총재는 "아직 중동 전쟁이 끝나지 않아 외환 및 금융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못한 채 자리를 넘기게 돼 마음이 무것다"면서 "신임 총재님과 함께 한은 임직원 여러분이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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