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부담금 30억~40억 원대…내년 의무비율 상향에 부담 확대 불가피
박상혁 의원 "은행권 사회적 책임 위해 장애인 채용 확대 나서야"
시중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이 여전히 1%대에 머물며 법정 의무고용률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에서는 장애인 고용 인원이 줄었는데도 전체 인력이 더 빠르게 감소하면서 고용률이 오히려 상승하는 ‘통계적 착시’까지 발생했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은 가운데 의무는 강화되는 반면 실제 일자리는 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제출받은 ‘2023~2025년 장애인 고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이들 은행의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1.40%로 집계됐다. 전년(1.34%)보다 0.06%포인트(p) 상승했지만 현행 장애인고용법상 민간기업 의무고용률(3.1%)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1.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NH농협은행(1.59%) △하나은행(1.48%) △신한은행(1.23%) △우리은행(1.01%) 순이었다. 5대 은행 모두 법정 기준선을 밑돌았다.
특히 일부 은행에서는 ‘고용 확대’가 아닌 ‘인력 감소’로 고용률이 높아지는 왜곡 현상도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장애인 고용 인원이 245명으로 지난해(256명)보다 11명 줄었지만 희망퇴직 등으로 전체 임직원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고용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채용 확대가 아닌 조직 슬림화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다.
의무고용을 채우지 못해 납부하는 부담금 규모도 적지 않다. 5대 은행이 납부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회사별로 30억~40억원대에 달했다. 우리은행이 46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40억원 안팎을 납부했다. 고용 대신 부담금으로 대응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앞으로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민간기업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내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확산으로 은행권은 점포와 인력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어 단기간 내 채용 확대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은행권의 부담금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금융권도 뒤늦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최근 고용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과 협약을 맺고 장애인 적합 직무 발굴에 착수했다.
박 의원은 “장애인 고용률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는 인력 감축에 따른 착시 효과”라며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치 관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채용 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