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연금 등 고령층 노동 참여 유도 병행
佛, 명분 있었지만…추진 방식에서 성패 갈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은 비교적 정교한 완만한 개혁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독일은 정년을 2012년부터 2029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조기 연금 수급자에 대한 소득 상한선 폐지, 노령연금 수령을 지연할 때마다 월 연금액을 0.5%씩 늘려주는 지연 수급(연기 연금) 혜택, 정년 이후 근로를 이어가는 경우 월 최대 2000유로(약 348만원)까지 세금을 면제해주는 ‘악티프렌테(Aktivrente, 활동연금)’ 등 여러 제도적 장치를 통해 고령층의 노동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즉 독일 연금개혁은 △단계적 연령 상향으로 충격을 분산하고 △고령층 고용 확대를 통해 재정 부담을 완화하며 △추가 근로 인센티브로 사회적 저항을 낮춘 ‘삼중 구조’로 작동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는 분명하다. 독일은 정년 상향을 통해 기대수명 증가로 확대되던 연금 수급 기간을 일정 부분 억제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독일 남성의 평균 은퇴 기간은 18.8년으로 프랑스(23.3년)보다 4년 이상 짧은 수준이다. 독일의 55~64세 고용률도 약 75%로 OECD 평균(6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65세 이상에서는 고용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나 고령층 노동시장 확대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프랑스는 2023년 퇴직 연령을 기존 62세에서 단계적으로 64세로 상향하는 연금개혁안을 추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냉혹한 현실은 프랑스의 현금 지급 방식의 연금제도가 지속 불가능하므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소규모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정년인 62세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야당과 노동계,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며 정국이 급격히 불안정해졌다. 급기야 총리 교체까지 이어지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개혁 동력은 크게 약화했다. 결국 프랑스 정부는 극심한 진통 끝에 어렵게 성사시킨 개혁을 시행 2년 만에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 같은 차이는 제도 자체보다 ‘어떻게 밀어붙였는가’의 문제였다는 해석이 많다. 프랑스 연금개혁은 재정 안정이라는 명분은 있었지만 추진 과정에서 사회적 동의와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정부가 의회 표결 대신 헌법 제49조 3항을 꺼내 들며 법안을 강행 처리하자 반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칼럼니스트 로저 코헨도 비슷한 문제를 짚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에 대한 논거는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이 개혁이 프랑스인들의 민감한 신경을 건드릴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거의 아무런 토대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추진한 은퇴 연령 연장은 상명하달식이었으며 모든 단계에서 서둘러 진행됐고 결국 무자비한 방식이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