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복귀, 반도체·광통신 등 성장주로 확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기대와 결렬을 오가는 사이 국내 증시의 돈의 방향도 바뀌고 있다. 전쟁 국면에서는 방산·에너지·전력기기 등 리스크 헤지형 업종이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재건주와 반도체, 광통신 등 성장주로 급부상했다. 종전 기대만으로 움직이던 장세에서 실적과 구조적 성장성을 따지는 장세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3월 13일~4월 13일) 코스피 지수별 상승률 1위는 건설로 32.15% 올랐다. 이어 코스피200 건설(29.62%), 통신(12.36%), 코스피200 정보기술(9.79%), 전기전자(9.27%) 순이었다.
건설업 같은 재건주와 정보기술(IT) 업종 쪽으로 시장의 시선이 이동한 것으로 건설주는 재건 기대와 업종 재평가가 함께 작용했다. KB증권은 건설업종이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 사이클 초입에 진입했다며 업종 재평가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건설업종 주가를 설명하는 핵심 변수는 더 이상 국내 주택이 아니다”면서 “원전, 가스·액화천연가스(LNG), 친환경 에너지를 포괄하는 글로벌 에너지 수주가 새로운 투자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LS증권은 재건주 강세를 단순 테마가 아닌 실제 수주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중동 정유·가스·석유화학 생산시설 피해가 국내 건설사들의 플랜트 재건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재건 기대가 추상적 내러티브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국내 건설사들이 피해 지역과 인근 프로젝트 레코드 44조원을 보유하고 있어 수주 가시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 흐름도 가팔랐다. 최근 한 달간 대우건설은 92.78%, DL이앤씨는 92.66%, 삼성E&A는 51.07%, 현대건설은 7.06% 상승했다. 재건 기대와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함께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수급에서도 복귀 조짐이 뚜렷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536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월 21조730억원, 3월 35조881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3개월 만에 ‘사자’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 매수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1위와 2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2조625억7569만원, 2조43억2120만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합의로 긴장감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퍼진 데다 국내 기업 실적 기대가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통신주도 강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한 달간 대한광통신은 168.51%, 우리로는 548.28%, LS는 17.40% 상승했다. 광통신주 강세는 AI 인프라 핵심 기술로 광통신이 부상하면서 국내 통신장비 기업들에 대한 수혜 기대가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데이터 처리량이 빠르게 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내 병목을 줄일 수 있는 광통신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약 없는 종전 기대보다 실적 모범생에 주목해야 한다”며 “시장의 관심도 점차 물가 지표보다 기업 실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와 상사·자본재, IT하드웨어, 기계 업종을 유력한 실적형 주도주 후보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