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정세 불안이 이제는 가족여행 비용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한 달 새 4배 넘게 뛰면서 제주행 항공권을 알아보던 여행객들의 부담도 급격히 커졌는데요. 항공권 기본 운임보다 유류할증료 인상폭이 더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체감 부담이 특히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 주요 항공사의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3만410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4월 편도 7700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약 4.4배 오른 수준인데요. 유류할증료는 매달 사전 고지되고,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같은 5월 제주 여행이라도 언제 항공권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5월 초는 원래도 제주 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1일 노동절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이어지면서 가족 단위 여행 수요가 몰리는데요. 올해는 여기에 유류할증료 급등까지 겹치면서 여행 계획을 다시 계산해보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부담은 더 분명합니다. 5월에 4인 가족이 제주행 왕복 항공권을 끊는다고 가정하면 유류할증료는 1인당 6만8200원입니다. 가족 전체로는 27만2800원으로, 사실상 28만원에 이르는데요. 항공권 총액에서 유류할증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보다 훨씬 커진 셈입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 선명합니다. 작년 5월 기준 같은 4인 가족의 제주 왕복 유류할증료는 약 6만원 수준이었습니다. 1년 만에 유류할증료 부담만 20만원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제주 가족여행 비용을 좌우하는 변수로 유류할증료가 급부상한 배경입니다.
문제는 이 부담이 소비자에게 곧바로 체감된다는 점입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 운임과 별도로 붙는 항목이어서 결제 단계에서 전체 금액이 예상보다 크게 불어난 것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국내 여행이니 부담이 덜하겠지'라고 생각했던 소비자들도 막상 결제 화면 앞에서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5월 첫째 주는 매년 제주행 항공 수요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시기입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가장 많이 움직이는 구간이기 때문인데요. 올해는 성수기 수요와 유류할증료 급등이 한꺼번에 겹쳤습니다. 예년 같으면 자연스럽게 잡았을 제주 2박 3일 일정도 다시 계산해보게 되는 배경입니다.
여행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치면서 항공권 원가 부담이 커졌고, 그 충격이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거리 해외여행뿐 아니라 제주 같은 국내 대표 여행지까지 비용 부담이 번지는 모습입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제주행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그대로 떠날지, 여행 시점을 조정할지, 다른 국내 여행지로 방향을 돌릴지 다시 따져봐야 하는데요. 예년에는 '갈까 말까'를 고민했다면, 올해는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계산하게 됐습니다.
일부에서는 제주행 배편도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항공편보다 가격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함께 비교해보려는 수요가 나오는 것인데요. 다만 배편은 이동 시간이 길고, 출발 항만까지 별도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모든 여행객에게 맞는 선택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나 짧은 일정으로 움직여야 하는 여행객에게는 시간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행 계획 전체를 다시 조정하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습니다. 여행 시기를 성수기에서 조금 비켜 잡거나, 제주 대신 다른 국내 여행지로 눈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예전보다 일정과 목적지를 더 꼼꼼히 따져보게 됐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국내여행 지원 사업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16개 지방정부가 시행하는 '지역사랑 휴가지원', 이른바 '반값 여행'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을 방문하면 여행 경비의 5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제도인데요. 제주와는 별개지만, 국내 여행 계획을 다시 짜는 소비자에게는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