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팔란티어 나오려면” 지재권·전력화 보장이 관건 [K-방산, 그들만의 리그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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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시제품도 전력화 보장 안 돼⋯기업도 불확실성에 '주저'
지식재산권까지 정부가 쥐는 방식⋯"민간 참여 유인 만들어줘야"

민간 첨단기술의 군 도입을 위한 ‘신속시범사업’이 오히려 ‘한국형 팔란티어’ 탄생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름뿐인 ‘신속’과 기존 방산업체에 편중된 ‘혁신’이 제도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속시범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시범사업과 후속 전력화 사이의 ‘끊긴 고리’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구조상 시제품 제작과 시험 운용까지는 진행되지만, 이후 양산과 실전 배치로 이어지는 경로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최기일 한국방위산업연구소장은 “신속하게 무기체계를 획득하겠다고 해놓고선 정작 신속하지가 않다”며 “시범사업으로 시제품을 만들고 군에서 운용해본 뒤에도 바로 전력화가 되는 게 아니라 다시 긴급소요를 제기하고 후속 행정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시범사업 종료 뒤 소요결정과 사업 추진 방식 결정, 후속 구매 절차까지 거치면서 2~3년이 더 걸린다는 지적이다.

아예 처음부터 참여 가능한 기업 대상을 한정 짓는 방식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민간 첨단기술기업 전용 트랙을 따로 두는 방식도 필요하다”며 “미국은 신속획득법(OTA) 법령을 만들고, 미국 국방혁신단(DIU) 사업을 시작할때 기존 방산업체가 아닌 비전통 방산업체를 중심에 놓고 제도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기존 방산기업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 아니지만,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시키거나 우선순위를 비방산 기업에 두는 식의 장치를 만들어 민간 기업이 실제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넓혔다. 한국처럼 형식상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고 열어두고 실제 평가에서는 기존 방산기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핵심은 지식재산권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이 참여할 요인을 더 만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구조는 민간기업이 신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국방 사업에 참여하는 순간 신기술에 대한 소유권을 정부가 가져가는 방식이라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이 가진 핵심 기술이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이런 구조에선 팔란티어나 안두릴 같은 기업이 나오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산업연구원도 민간첨단기술기업 전용 신속획득 절차와 함께 지식재산권, 비용분담, 계약 유연성을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정부와 기업이 투자 비중에 따라 소유권과 실시권을 협상할 수 있지만, 한국은 정부가 예산을 대고 결과물도 정부가 쥐는 구조가 강하다. 장 교수는 “정부가 실시권을 갖되 연구 주관기업의 소유권을 더 넓게 인정해야 민간 기업도 자기 기술을 들고 들어온다”며 “그래야 정부 사업으로 방산 기업들도 초기 전력화 사례를 만들고, 이후 민간 투자와 추가 시장으로 확장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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