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AI 성과 74% 상위 20% 몫…韓기업, 파일럿 빨라도 자율화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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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가 소수 선도 기업에 집중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빠른 실험과 생산성 개선에서는 강점을 보였지만 자율화와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여전히 격차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도입 속도 자체보다 이를 전사적 성과와 성장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기업 간 성과 차이를 가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삼일PwC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 AI 성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25개 산업, 1217개 기업의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AI 도입 현황과 성과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PwC는 전략·투자·인적 역량·거버넌스 등 6가지 기반 역량과 3가지 활용 지표를 묶은 ‘AI 피트니스 지수’를 개발하고, 이 지수 상위 20% 기업을 ‘AI 선도 기업’으로 분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의 74%는 상위 20% 기업에 집중됐다. AI 피트니스 지수가 높은 선도 기업은 나머지 기업보다 7.2배 높은 AI 기반 재무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AI 기반 재무 성과는 AI를 통한 매출 증대와 효율성 개선을 의미한다. 선도 기업은 AI를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성장과 사업 혁신의 촉매제로 활용하고 있었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 역량을 강화한 비율은 나머지 기업의 2.6배, 새로운 가치 영역 포착에 활용한 비율은 1.8배 높았다.

특히 AI 기반 재무 성과를 좌우한 핵심 요인으로는 산업 간 융합을 통한 성장 기회 포착 역량이 꼽혔다. 선도 기업은 타 산업 기업과 협업하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며, 기존 산업 영역을 넘어 경쟁하는 비율이 2~3배 높았다. 또 AI를 전략·공급망·프런트오피스·백오피스 등 가치사슬 전반에 적용할 가능성도 약 2배 높았고, 기존 업무 흐름에 AI를 덧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AI 활용 수준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선도 기업은 AI를 고도화된 방식으로 활용하는 비율이 다른 기업의 약 2배였고, 사람의 개입 없이 이뤄지는 의사결정 건수도 2.8배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었다. 투자 측면에서도 선도 기업은 매출 대비 2.5배 수준의 AI 투자를 집행하면서 사업 우선순위 변화에 따라 자원을 유연하게 재배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의 AI 현주소도 별도로 분석했다. 한국 기업의 AI 피트니스 지수는 10점 만점에 약 5.4점으로, 선도 기업 6.8점과 나머지 기업 5.2점 사이에 위치했다. 한국은 직원 생산성 46%, 조직 민첩성 44%로 나머지 기업 대비 우위를 보였고, AI 파일럿 참여 기업의 가치 창출 속도는 5.6개월로 비교 그룹 가운데 가장 빨랐다. 데이터 기반 가치 창출 59%, 타 산업 경쟁 41% 등 산업 융합 영역에서도 선도 기업에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한국 기업은 AI 활용의 정교함에서는 선도 기업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한국 기업의 73%는 가장 정교한 AI 활용 수준이 ‘지원·요약·분석·추천’ 단계에 머물렀고, 자율 운영 및 자체 최적화 수준의 AI를 보유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나머지 기업은 8%, 선도 기업은 15%가 이미 해당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경험 혁신과 사람의 개입 없는 의사결정에서도 각각 22%, 15%로 나머지 기업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거버넌스 역시 약점으로 지목됐다. 한국 기업은 보안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나머지 기업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데이터 보호 및 AI 규제 준수를 위한 프로세스 확보 여부는 41%로 나머지 기업 59%보다 18%포인트 낮았고, 경영진의 AI 성과 책임도 41%로 나머지 기업 50%보다 9%포인트 낮았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이 전략·기술·인력 측면에서는 준비가 돼 있지만, 투자 의사결정과 리스크·성과 관리 체계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일PwC는 많은 기업이 AI 파일럿 도입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를 측정 가능한 재무 성과로 전환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한국 기업 역시 빠른 파일럿 실행력을 강점으로 갖고 있지만, 이를 전사적 규모의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자율화 수준을 높이고 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 앳킨슨(Joe Atkinson) PwC글로벌 최고AI책임자는 "많은 기업들이 AI 파일럿 도입에 분주하지만, 이를 측정 가능한 재무 성과로 전환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선도 기업이 차별화되는 이유는 AI를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성장에 집중시키고, 확장성과 신뢰성의 기반을 함께 구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접근 방식의 전환 없이는 선도 기업이 더 빠르게 학습하고 검증된 사례를 확장하며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가운데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환 삼일PwC AX노드 리더(파트너)는 "한국 기업들은 AI 파일럿의 빠른 성과 창출이라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전사적 규모의 성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AI 활용의 자율화 수준을 높이고 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비용 절감 중심의 AI 관점에서 벗어나 산업 간 융합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 성장 중심의 AI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어 "삼일PwC는 한국 기업들이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사적 AI 전환과 거버넌스 구축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PwC는 자신의 AI 피트니스 지수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AI 피트니스 퀴즈’를 공개했다. 보고서의 상세한 내용과 ‘AI 피트니스 퀴즈’는 삼일PwC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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