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온 IPO시장…4월 상장 2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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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증시 변동성에 공모 일정 연기
비수기에 중복상장 규제까지 겹쳐 ‘대어’ 실종

▲여의도 증권가

꽃샘추위가 찾아온 기업공개(IPO) 시장이 이달 들어 급격히 식는 모습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상장 일정이 줄줄이 미뤄지는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장했거나 상장을 앞둔 기업(스팩 제외)은 인벤테라와 채비 2곳에 그친다. 스팩을 포함하더라도 총 5곳에 불과하다. 지난달 스팩을 제외하고 8개 기업이 신규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 온도가 급격히 낮아진 셈이다.

IPO 시장 위축의 배경으로는 대외 변수 확대가 꼽힌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와 금리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됐고, 이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실제 공실률이 낮은 강남역권 자산으로 주목받던 하나오피스리츠는 시장 불안을 이유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코스피 입성을 추진하던 하나오피스리츠는 지난달 말 철회신고서를 통해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불확실성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모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책 환경 변화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기업 계열사의 IPO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모회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를 상장하는 구조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일반 주주 동의와 국내 상장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외적으로만 허용하기로 했다. HD현대로보틱스, 한화에너지, SK에코플랜트 등 대어급 후보군이 줄줄이 일정을 재검토하면서 시장 기대감도 낮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반기 결산을 앞둔 4월이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이 실적 가시성을 확보한 이후 상장을 추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공모 일정이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침체가 단기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이달부터 주요 기업들이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서면서다. 코스모로보틱스와 폴레드는 각각 16~22일, 22~28일 일정으로 기관 수요를 확인한다. 마키나락스와 스트라드비젼은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동시에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로 알려진 피스피스스튜디오도 다음 달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거쳐 2분기 내 코스닥 시장 입성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어급이었던 케이뱅크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2분기에는 이를 이을 대형 딜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비수기 영향까지 겹치며 IPO 시장은 당분간 숨 고르기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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