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도 공공주택 공약 경쟁 가열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고 서울 중저가 지역 집값마저 오르면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으로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한때 비선호 상품으로 꼽히던 토지임대부 주택에도 2만명 넘는 청약자가 몰리는 등 수요가 뚜렷해진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도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진행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17단지 본청약에는 사전청약 당첨자를 포함해 약 2만명이 몰려 특별공급 70대 1, 일반공급 1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2억9000만~3억4000만원, 84㎡는 4억~4억5000만원 수준으로 주변 시세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단지는 토지는 공공(SH)이 소유하고 지상 건축물은 수분양자가 소유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매달 내는 토지 임대료가 있음에도 초기 자금 부담이 대폭 낮다는 점이 실수요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공공분양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과거 비선호 상품으로 통하던 토지임대부 주택도 재평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수요가 공공분양으로 집중되는 배경은 뚜렷하다. 민간 분양가는 공사비 상승 등 영향으로 가파르게 오른 반면, 공공분양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강화로 민간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도 공공분양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5264만원으로 1년 전(4405만원)보다 19.5% 상승했다.
정책 당국도 보조를 맞추는 흐름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기준 올해 수도권 공공분양 2만9000가구 공급 계획을 공식화했고,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무주택 시민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2031년까지 공공주택 13만가구를 공급, 신규 분양 모델 ‘바로내집’ 6500가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6000가구는 토지임대부 방식이다.
당장 이달 남양주왕숙2·고양창릉·인천계양 등 3기 신도시와 인천가정·평택고덕·시흥하중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아파트 3647가구가 본청약이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사전청약 물량을 제외한 일반공급은 1107가구다. 남양주왕숙2 A1블록(812가구)은 금호건설이 '왕숙 아테라'로 시공하는 해당 지구 첫 본청약 단지로, 전용 84㎡ 분양가는 6억원 후반에서 7억원 초반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판에서도 공공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다. 6·3 지방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서울시장 선거 주자들도 공공주택 공약을 앞다퉈 제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바로내집’을 포함해 임기 내 13만가구 공급을 내세운 가운데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시세 70% 수준의 ‘실속형 아파트’를 공약했다. 경선에서 탈락한 전현희 의원은 토지임대부 방식의 ‘반의반값 아파트’ 10만가구 공급을, 박주민 의원은 용산정비창 부지를 활용한 구독형 주택 2만가구 공급을 각각 제시하기도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민간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공공주택을 대안으로 보는 수요도 늘어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지임대부 주택의 경우 초기 매입 부담을 낮춰 양질의 입지에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토지 소유권이 없다는 점은 자산 증식 측면에서 한계로 인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