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성패, 협력사·데이터·인력에 달렸다" [삽 대신 AI, 건설업 환골탈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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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도입으론 한계…하도급 격차 줄여야
데이터 표준화· 기능인력 재교육 정비 시급

▲(사진=AI 생성)

건설업계 인공지능(AI) 중심 체질 개선의 성패는 기술 자체보다 현장을 떠받치는 기반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공사를 수행하는 주체와 현장 운영 방식까지 함께 바뀌어야 AI 전환(AX)이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장의 AX 성패를 가를 핵심 조건으로는 협력사까지 포함한 기술력 확산, 현장 데이터 표준화, 기능인력 재교육 체계 구축이 꼽힌다. 최우선 과제로는 하도급 생태계 전반의 기술력 격차 해소가 거론된다. 건설업은 대형 원도급사가 설계·관리 체계를 주도하더라도 실제 시공은 전문건설업체와 협력사가 맡는 구조다. 이 때문에 본사가 AI 기술을 도입해도 현장에서 이를 활용할 주체가 따라오지 못하면 생산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현장에서는 원도급사가 도입한 시스템을 협력업체가 동일한 수준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AX가 대형사 내부 혁신에만 머문다면 결국 본사 보고서나 일부 안전관리 시스템 고도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산업 전체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중소 협력사에 대한 인프라 지원과 교육, 비용 보전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계현 현대건설 기반기술연구실장은 “기술을 개발해도 실제 사용하는 주체는 협력사인데 현장의 디지털 기반이 따라오지 못하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데이터 생산의 한계와 민간 확산을 고려하면 제도와 표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표준화 문제도 AX의 현실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다. 건설현장은 프로젝트마다 설계와 공정, 발주 조건, 주변 환경이 달라 정보가 현장별로 흩어지고 단절되기 쉽다. 같은 공사라도 명칭과 입력 방식이 제각각이고 설계도서와 공사비, 품질, 안전, 공정 정보가 서로 다른 체계로 관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으면 AI는 학습할 재료를 확보하기 어렵고 분석 결과를 현장 의사결정에 바로 쓰기도 힘들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센터장은 “건설현장의 데이터가 제각각 흩어져 있는 상태로는 AI 활용에 한계가 뚜렷하다”며 “어떤 데이터를 누가 어떤 형식으로 수집·공유·활용할지부터 표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I가 건설업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도구가 되려면 현장 간 데이터를 공유하고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공통 언어가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승헌 한국토목학회 회장은 “AI는 목적이 아니라 도구”라며 “건설산업이 처한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보고 있는 상태에서 건설 AI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례가 많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능인력 재교육 문제도 AX의 현장성을 가르는 변수로 꼽힌다. AI와 로봇이 현장에 투입될수록 단순 반복 업무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장비를 운용하고 데이터를 이해하며 디지털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 수요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 건설현장은 숙련공의 경험에 의존하는 구조가 강하고 고령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인력 기반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기존 기능인력을 배제한 채 AI만 앞세우는 접근은 오히려 현장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종면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은 “건설산업 미래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기술인과 AI가 협업해 더 높은 전문성과 책임성을 발휘하는 데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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