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장기화 속 ‘관리 부실’ 논란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가 이틀째 포획되지 않으면서 수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동물원 측의 관리와 초기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 소방당국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군 등은 전날 밤부터 오월드 뒤편 보문산 일대를 중심으로 탈출한 늑대 ‘늑구’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수색팀은 늑대가 외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인력을 배치해 ‘인간 띠’를 형성하고,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투입해 상공에서 위치를 확인 중이다.
이날 오전 1시 30분까지 오월드 인근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개체가 열화상에 포착되기도 했지만, 포획에는 실패했다. 당국은 귀소 본능을 고려할 때 늑구가 여전히 오월드 인근을 벗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낮에는 활동성이 떨어져 야산 어딘가에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색은 드론 6~7대를 동원해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예상 이동 경로에 GPS가 부착된 포획틀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날 비가 이어지면서 드론 운용이 일시 중단되는 등 수색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탈출 경위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오월드에 따르면 늑대 사파리는 시멘트 바닥 위에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늑구는 철조망 아래로 흙을 파고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오월드 측은 “토사가 밀려와 그 흙을 파고 철조망을 찢고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늑구는 8일 오전 9시 18분께 사파리를 빠져나왔고, 6분 뒤 사육사와 수의사가 울타리 밖에서 이를 발견했지만 곧바로 산 쪽으로 달아났다. 이후 동물원 경계 철조망(높이 약 2m)도 넘어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탈출 이후 이동 경로도 일부 확인됐다. 늑구는 오전 9시 30분께 오월드 인근 도로에서 차량 블랙박스에 포착됐고, 이후 산성초등학교 인근과 동물원삼거리, 효문화진흥원, 치유의 숲 일대 등에서 잇따라 목격됐다.
초기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된다. 오월드가 늑대 탈출을 인지한 시점은 오전 9시 30분께였지만, 경찰과 소방에 신고가 이뤄진 것은 약 40분 뒤인 오전 10시 10분께였다. 오월드 측은 “관람객 안전을 우선으로 입장 대기 인원을 귀가 조치하고 자체 수색을 진행하느라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전시 안전재난문자 역시 오전 10시 52분에야 발송됐고, 오후 1시 29분이 돼서야 늑대가 외부로 이동한 사실이 공지되면서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탈출 직후 외부로 빠져나간 정황이 있었던 만큼, 초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늑구의 정보가 혼선되기도 했다. 애초 1살 개체로 알려졌지만, 이후 2024년생 2살 수컷, 약 30㎏의 대형견 크기 성체로 정정됐다.
여기에 시민단체까지 비판에 나섰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성명을 통해 “이번 탈출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구조적 문제의 결과”라며 오월드의 늑대 복원 사업과 운영 방식 전반을 문제 삼았다.
단체는 “오월드에서 사육 중인 늑대는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포획된 개체로, 한반도에 서식했던 늑대와 동일 아종일 가능성이 작다”며 “번식과 전시를 반복하면서 ‘종보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은 본질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정한 복원 사업이라면 서식지와 유전적 계통, 생태적 역할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구조는 야생 복귀와 무관한 순환 전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관리 체계에 대해서도 “동물 탈출 사고는 대부분 기본적인 절차 미준수에서 비롯된다”며 “2인 1조 근무 등 최소한의 안전 수칙만 지켜도 예방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현장 인력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구조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시는 재난문자를 통해 보문산 인근 출입을 금지하고 시민들에게 실내 대피를 권고했다. 인근 초등학교 한 곳도 안전 우려로 이날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당국은 마취총을 이용한 생포를 우선으로 하되, 시민 안전에 위협이 발생할 경우 사살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