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 폭등·원재료비 상승 탓

메모리와 스토리지 등 주요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외 PC 가격 인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에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25년 4분기 대비 최대 90% 이상 치솟았고, 낸드 플래시 등 저장 장치도 공급 부족으로 80%대 급등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인한 범용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메모리 생산이 늘면서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PC 제조 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용 메모리 부품값이 상승하며, PC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가격 급등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정보기술(IT) 기기 전반의 가격 인상을 촉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부품 원가 구조가 흔들리면서 제조사들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1일부터 ‘그램’ 일부 모델 가격을 최대 100만원 인상했다.
2026년형 16인치 그램 모델은 출시 당시 314만원에서 현재 354만원대로 13% 추가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북6 시리즈' 가격을 사양에 따라 17만5000원에서 최대 90만원 까지 인상했고, 갤럭시 탭S11 울트라 등 태블릿 제품의 가격도 최대 15만원 가량 인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상 물결이 확산 중이다. 대만 에이수스(Asus)는 1월부터 일부 노트북·데스크톱 가격을 15∼25% 올렸고, 미국 HP와 델도 공급가 변동을 이유로 2분기부터 가격 조정을 공식화했다.
대만 에이서(Acer) 역시 메모리 재고 고갈로 3월 말부터 인상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PC 평균 가격이 연말까지 20% 이상 추가 상승할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콘솔 시장에서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5 가격을 올리는 등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늘이 가장 싸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인상세가 스마트폰 등 다른 정보기술(IT) 기기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중동 전쟁 등 글로벌 국제 정세에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불안정한 공급망 상황 속에 원재료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며 당분간 IT 기기 가격 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