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158% 확대⋯컴퓨터주변기기 186%ㆍ무선통신기기 23%
자동차 수출, 미 관세발 해외 생산 전환ㆍ중고차 수출 부진 등에 하락세
"중동 이슈 3월까지는 영향 없어⋯전쟁 조기 종료 시 긍정적 효과 기대"

반도체가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기록을 다시 썼다. 반도체 해외 수출 확대에 힘입어 2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 2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도 이 같은 흐름이 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8일 한은이 발표한 '2026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월 한 달간(2월 1일~28일) 경상수지는 231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12월(187억 달러) 수치를 큰 폭으로 웃돈 것이다. 국내 경상수지 흑자가 2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3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해 2000년대 이후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조업일수가 사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IT품목 수출을 중심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며 "다음달 발표될 3월 경상수지에서도 이번 실적을 넘어서는 (역대급)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2월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인 233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상품수지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규모로 산출되는데 2월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9.9% 확대된 70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역시 반도체가 주도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 규모가 158% 확대됐고 컴퓨터주변기기 역시 186% 뛰었다. 반면 비IT 수출은 승용차가 22.9%, 기계·정밀기기가 13.5% 감소했다.
비IT 품목 중 승용차 수출 부진은 미국 관세 등에 따른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자동차기업들이 미국 관세 영향으로 인해 국내 생산 및 수출보다 해외 생산으로 물량을 돌린 측면이 있다"며 "이때문에 자동차 해외 수출 판매량이 예년 대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중고차 수출 역시 조금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월 수입 규모는 4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자본재(16.7%)와 소비재(13.6%) 수입이 크게 늘면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실제 지난달 석유와 가스 등 원자재 수입은 2% 감소했다. 반면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장비 수입은 각각 58.3%, 34.2% 늘었다. 내구소비재에 해당하는 금과 승용차 수입도 각각 46.2%, 58.6% 증가했다.
배당소득과 투자소득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는 2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전월(27억2000만 달러) 대비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당소득수지의 경우 19억8000만달러로 해외증권투자 배당수입이 줄면서 한 달 전보다 흑자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수지(여행수지 포함)는 18억6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내 전월(38억달러 적자) 대비 적자 규모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전월 대비 228억달러 증가했다.
한편 한은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동 전쟁이 국내 경상수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3월까지 큰 여파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번 전쟁의 가장 큰 변수인 에너지 수입과 관련해 중동과 한국 원유 수입 운송기간 간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쟁에 따른 서비스부문 피해와 유가 급등, 무역 차질 등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전쟁 종료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경상수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유 부장은 "이란 전쟁이 2월 28일부터 본격화돼 국제유가 급등과 무역 차질 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원유 등 에너지 품목 물량은 전쟁 이전 계약물량이 수입돼 3월 에너지류 수입에는 큰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월 정부의 수주 통제가 있었으나 유가 급등이 오히려 제품 수출에 영향을 미쳐 국내 석유류 수출이 50% 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