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떠나는 日여성들⋯오래된 '남성 중심 조직문화'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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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쿄 순유입 6만5000여 명
女 전입자가 男보다 약 1만명 많아
남성 중심 조직 관습 지방에는 여전

(그래픽=이투데이)

일본 지방 인구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도시로 향하는 인구가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특히 젊은 여성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배경 가운데 하나가 지방에 여전히 잔존하는 오래된 조직 관습이다.

11일 일본 총무성 ‘인구이동 보고서’와 이를 바탕으로 한 마이니치신문 해설 보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과정에서 주춤했던 도쿄 집중화 현상이 다시 확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도쿄는 유출 인구보다 유입 인구가 6만5219명 더 많았다. 순유입된 인구 가운데 상당수는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6만5000여 명에 달하는 전입 초과 인구 가운데 여성(약 3만7000여 명)이 남성보다 약 1만 명이 많았다.

마이니치신문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여성이 증가했고, 이 가운데 오래된 관습에서 벗어나려는 직장인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지방기업에는 여전히 오래된 직장 관습이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은 직장에서 ‘오차쿠’ 즉 남성 직원을 위해 차(茶)를 준비하는 문화가 남아 있기도 하다. 하루에도 여러번 여직원은 손님 응대 등을 위해 차나 커피를 준비해는 관습이다. 오차쿠를 비롯해 지방일수록 성별에 따른 업무 차별, 남성우월주의, 나아가 임금에서도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 관습처럼 남아있는 남성우월주의를 벗어나 상대적으로 남녀평등 조직문화가 뚜렷한 수도권에서 직장생활을 하려는 추세가 점진적으로 확산 중이라는 의미다.

실제 일본 정부 자료도 이런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2025년 남녀공동참여 백서’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젊은 여성이 지방에서 도시로 전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도시에서는 가정과 일 사이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반면, 지방에는 여전히 ‘남성은 일, 여성은 가정’이라는 이른바 ‘쇼와식 모델’이 남아 있다고 마이니치는 지적했다.

젊은 여성의 유출은 단지 특정 지역의 인구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활력 저하와 성비 불균형, 나아가 미혼 인구의 확산ㆍ저출산 심화 등의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일본 지방이 잃고 있는 것은 인구만이 아니다. 지역의 다양성과 미래를 함께 잃고 있다는 점이 더 문제로 지적된다. 결국 여성 유출은 결과일 뿐 원인은 아니다. 남아달라고 호소하기 전에, 왜 떠나는지부터 바꾸지 않으면 해답은 멀어진다는 게 현지 언론이 분석한 해법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이 겪는 지방 소멸의 균열은 이제 경제와 일자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남녀를 구분하는 낡은 성 역할을 고치지 못한 사회의 균열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방을 등지는 젊은 여성의 통계는 일본 사회 곳곳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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