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서울 아파트 거래 86% 차지
청약·경매도 중저가 선호도 뚜렷

대출 규제와 공급 제약이 맞물리면서 실수요가 15억원 이하 주택으로 집중되고 있다. 매매시장에서는 해당 가격대 거래 비중이 86%를 넘어섰고, 청약시장에서도 중소형과 공공분양에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경매시장 역시 고가 물건은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15억원 이하 물건에 응찰이 집중되며 시장 전반에서 중저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 3444건 가운데 15억원 이하 거래는 2976건으로 86.4%를 차지했다. 거래가 집중된 지역은 노원구 520건(17.5%), 성북구 223건(7.5%), 구로구 219건(7.4%), 은평구 196건(6.6%), 강서구 192건(6.5%) 순이었다. 모두 강남권과 거리가 있는 외곽 지역으로 중저가 단지가 밀집해 있고 대출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다. 반면 용산구는 15억원 이하 거래가 8건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가격에도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2% 상승했다. 성북구와 서대문구, 강서구는 각각 0.27% 올라 상승폭이 컸고 노원구와 구로구도 각각 0.24% 상승했다. 반면 강남구(-0.22%), 서초구(-0.02%), 송파구(-0.01%)는 하락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은 관망세가 이어지는 반면 중저가 단지가 많은 지역은 실수요 유입으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시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3월 27일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전용 85㎡ 이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6.8대 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85㎡ 초과는 6.9대 1에 그쳤다. 분양가 15억원 초과 시 대출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 시 2억원으로 제한되는 반면 85㎡ 이하 주택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용이한 구조가 수요 쏠림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경매시장 역시 중저가 선호가 뚜렷하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9.3%로 집계됐다. 낙찰률은 43.5%, 평균 응찰자 수는 7.6명으로 전월 대비 감소하며 시장은 다소 위축됐지만 15억원 이하 물건에는 수요가 집중됐다. 송파구 장지동 위례24단지 전용 51.77㎡는 19명이 응찰해 감정가보다 4억2000만원 높은 14억9999만원에 낙찰됐다.
공공분양은 더욱 높은 열기를 보이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급한 마곡17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본청약에는 381가구 모집에 약 2만명이 몰리며 일반공급 경쟁률 125대 1을 기록했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초기 부담이 낮다는 점이 수요를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흐름을 ‘부담 가능한 가격대’로 수요가 압축되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공급 제약, 전·월세 시장 불안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청약·경매 전반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구간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 시장의 핵심은 부담 가능성”이라며 “앞으로 대출 규제는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고 매물 증가도 제한적인 만큼 주택 구매 의사가 있는 실수요자들은 선택할 수 있는 물건 안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