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수요가 인근 경기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전세 물량 감소와 거래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며 이른바 ‘탈서울’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1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4월 8920건 이후 82개월 만의 최저치다. 다주택자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정책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든 데다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까지 겹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세 매물 감소도 가파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1만6788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1일 2만3060건과 비교하면 약 27.2% 감소한 수준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역별로 보면 노원구가 65.8%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금천구는 64.1% 감소했다. 중랑구는 60.9% 줄었다. 구로구는 60.2% 감소했다. 강서구는 32.8% 줄었다. 은평구는 31.6% 감소했다. 반면 용산구는 같은 기간 468건에서 466건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여기에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비중까지 늘어나면서 시장에 나오는 신규 전세 물량은 더욱 줄어드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1만7183건 가운데 전세 계약은 904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갱신 계약은 4761건으로 전체 전세 계약의 52.6%를 차지했다. 전·월세 계약 유형이 별도로 집계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월별 기준으로 갱신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서울 인접 경기 지역으로의 수요 이동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거래 1만3934건 가운데 15.3%인 2137건이 서울 거주자의 매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13.3%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서울과 맞닿은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됐다. 지역별로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을 보면 하남이 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광명 38.2% △구리 26.6% △김포 26.6% △의정부 26.5%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서울 인접 경기 지역 신규 분양 단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BS한양은 김포시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 B1블록에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2차’를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서는 BS한양과 제일건설이 ‘고덕국제신도시 수자인풍경채 1·2단지’를 공급한다. 롯데건설은 경기 광주시에서 ‘경기광주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1단지’를 분양한다. 한토건설은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동탄 그웬 160’을 공급할 예정이다.
전세난 장기화와 공급 축소가 맞물리며 서울 주거 수요의 외곽 확산 흐름이 분양 시장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서울 전세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경기 지역으로의 수요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과 접근성을 갖춘 지역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